최경호
최경호 · 돈 안되는 부동산을 하고 있습니다
2023/02/13
얼마전 얼룩소의 기사(또는 포스팅?)를 보고 무척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값 등록금의 의도치 않은 부작용으로 지방대 쇠퇴가 가속화되었다라는 내용이었는데요,
가벼운 마음으로 세상의 한 측면을 지적하셨구나 생각하면서도, 의외로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 같아 조금 놀랐습니다. 

저는 보면서 일단 두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1) 정책학 등에서 자주 쓰이는 '의도치 않은 결과(unintended consequences)가 이럴 때 쓰기에 적절한 표현일까와,
2) 지방대 쇠퇴의 원인으로 전반적 대학 등록금의 인하효과를 거론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 보다는 지방의 고등학교 졸업자 수가 줄어드는 것이 지방대가 고전하는 더 큰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여기선 2)에 대해서 말씀드리려 합니다.  1)과 다른 몇가지 이야기는 별도의 글에 적었습니다.

지방 고교 졸업생의 감소와 수도권 대학정원 증가

제 생각에 '반값 등록금'과 '지방대 쇠퇴'를 열결시키는 논리는, '매개변수를 빠트리는 바람에 생기는 인과관계의 혼선'에 차라리 더 가깝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초등학생의 어휘력과 발 크기를 놓고 보면 이해가 쉬우실텐데요, 발의 크기가 커질 수록 어휘력도 늘어난다는 통계를 보고 '아, 발이 커지는 것이 어휘력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는구나'라고 판단하는 오류입니다. 가운데 매개변수로서 '연령'이라는 것이 있음을 놓친 것이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발 크기도 커지고 어휘력도 늘어난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텐데 말입니다.

이 경우라면 '수도권 집중 심화'가 매개변수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이 역시 이 자체로 완벽한 설명은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게 '의도치 않은 부작용'으로 볼 문제이든, '인과관계의 혼선'으로 볼 문제이든, 아예 인과관계 자체가 아주 틀린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기차역에 진입하는 열차를 마주보고 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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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의 소장입니다. 어디에서 살든 누구나 주인이 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사)한국사회주택협회 정책위원으로 활동하며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로 대학원에서 '사회주택론'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집을 사도 욕 먹고 안 사도 욕 먹을 운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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