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놓고 말해보자면] 5.18 광주항쟁을 '절대적'인 사건이라 칭찬하며 넘겨버리고 싶어하는 욕망에 관하여 - 최정운의 <오월의 사회과학>에 대한 짧은 평
2023/01/28
2012년 이후 한동안 뜸했던 것과 달리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진보적인 역사학계, 사회과학계에서는 5.18 광주항쟁에 대한 이런저런 해석을 담은 연구서들을 많이 내고 있다. 5.18 광주항쟁에 대한 교과서를 자임하는 <너와 나의 5.18>(오월의봄, 2019> 같은 책도 나왔을 정도로 해석에 있어 어떤 보편적인 합의의 틀이 형성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2017년 이전까지만 해도 사실상 5.18 광주항쟁과 관련된 연구서라 할만한 책으로는 정해구 등의 집단연구였던 <광주민주항쟁연구>(사계절, 1990)정도 외에는 그다지 찾아보기가 어렵다. 사실상 최정운의 <오월의 사회과학>(풀빛, 1999; 오월의봄, 2012)이 5.18에 대한 교과서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사실상 고전에 가깝다. 그러한 명성에 힘입어 나 또한 이 책을 상당한 수작이라 짐작하고만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이 책이 5.18을 상찬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말하면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최정운은 윤상원을 중심으로 하는 항전파가 부르주아적인 '지역유지' 중심의 수습파들을 밀어내고 최후의 항전을 결의한 것을 두고 "이들이 무기를 놓고 도청을 계엄군에게 비워줬더라면 6월 항쟁은 없었을 것이며 지금 이 시간도 '5공' 치하였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분명 그는 6월항쟁과 그로 인한 민주화를 광주항쟁의 부산물로 파악함으로써 5월의 항쟁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5월의 광주항쟁이 6월 항쟁 등의 한국 민주화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과 광주항쟁 자체가 지향해야 할 어떤 긍정성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평가가 다를 수 있다. 전자를 긍정하면서도 후자는 부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최...
다시 읽어보니 제가 약간의 오해를 만든 것 같습니다.
"그의 또다른 저작인 <한국인의 탄생>은 5.18의 절대공동체와 대별되는 조선후기의 "자연상태"와 그 자연상태를 거쳐 나오면서 탄생한 '근대 한국인'의 모습을 추적하고 있다. 그는 서문에서 방법론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이해한다. 한 개인의, 사회의 정신세계를 추적하고 그려내는 작업은 방법론적으로 참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 어려움 때문에 아마 정신분석학이라는 학문분야가 나왔으리라 하는 그의 지적에는 수긍할 지점이 많다. 이러한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려내는 조선후기와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조선인들의 정신세계는 참으로 흥미롭고 동의되는 지점이 많다. 그런데 논의가 진행될수록 다소 매끄럽지 못한 지점이 있다."
이 인용문의 첫 문장에서 "조선후기의 자연상태"는 대한제국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그 다음 문단에서 말하는 성춘향, 홍길동 등이 나온 조선후기와 다른 시기입니다. "대한제국기의 '자연상태'"로 고치는 게 정확하겠네요. 혼동을 드려 죄송합니다. 조선후기의 성춘향, 홍길동 등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대한제국기의 '자연상태' 간의 어떤 '괴리'가 존재한다는 주장입니다.
다음으로 계급이 생기면 정치가 있는 것이다라는 말과 최정운이 계급화로 인해 의견조정, 담론 등이 해체되면서 5.18의 정치성을 부정했다는 것이 서로 모순된다고 하셨는데, 약간의 오해가 있는 듯합니다. 제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최정운의 절대공동체에는 계급이나 정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절대공동체는 그러한 계급화 경향이 나타나면, 다시 말해서 정치가 등장하면 해체되어 버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정운이 5.18의 절대공동체를 '긍정'하는 것은 사실상 정치를 "부정"하는 게 되어버린다는 말입니다. 5.18의 정치성을 부정한다기보다는 5.18이 정치화되는 과정을 최정운은 부정적으로 본다가 더 맞겠습니다.
제 조잡한 글이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친다면 감사하게 생각할 일이라 봅니다. 위로의 말씀 감사합니다 :)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계급이 생기면 정치가 있는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최정운이 계급화로 인해 의견조정,담론이 해체되면서 5.18의 정치성을 부정했다는것이 모순적인 관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잘 이해가 안되네요.
대한제국 전의 조선왕조후기를 말하시는걸로 이해하였는데, 제 사견으로는 그 시기는 홉스의 자연상태 즉 만인의 투쟁상태보다는 노론당수가 참주가 된 일종의 참주제의 성격을 띄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세도정치의 심화로 인하여 그 이해당사자인 권력자들과 (외척정치로 인해 힘을 불린 권력자들) 노론에 의한 독재정치가 사회상이 아니였나 생각해봅니다.
글 잘보았습니다. 글의 전개과정에서 연관성이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만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해주신것에 감사를 표합니다. 글 게재 하시는거 힘들어하시는거 같던데, 귀하의 글이 무용한것이 아니라 끼치는 영향력이 있으니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계급이 생기면 정치가 있는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최정운이 계급화로 인해 의견조정,담론이 해체되면서 5.18의 정치성을 부정했다는것이 모순적인 관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잘 이해가 안되네요.
대한제국 전의 조선왕조후기를 말하시는걸로 이해하였는데, 제 사견으로는 그 시기는 홉스의 자연상태 즉 만인의 투쟁상태보다는 노론당수가 참주가 된 일종의 참주제의 성격을 띄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세도정치의 심화로 인하여 그 이해당사자인 권력자들과 (외척정치로 인해 힘을 불린 권력자들) 노론에 의한 독재정치가 사회상이 아니였나 생각해봅니다.
글 잘보았습니다. 글의 전개과정에서 연관성이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만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해주신것에 감사를 표합니다. 글 게재 하시는거 힘들어하시는거 같던데, 귀하의 글이 무용한것이 아니라 끼치는 영향력이 있으니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다시 읽어보니 제가 약간의 오해를 만든 것 같습니다.
"그의 또다른 저작인 <한국인의 탄생>은 5.18의 절대공동체와 대별되는 조선후기의 "자연상태"와 그 자연상태를 거쳐 나오면서 탄생한 '근대 한국인'의 모습을 추적하고 있다. 그는 서문에서 방법론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이해한다. 한 개인의, 사회의 정신세계를 추적하고 그려내는 작업은 방법론적으로 참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 어려움 때문에 아마 정신분석학이라는 학문분야가 나왔으리라 하는 그의 지적에는 수긍할 지점이 많다. 이러한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려내는 조선후기와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조선인들의 정신세계는 참으로 흥미롭고 동의되는 지점이 많다. 그런데 논의가 진행될수록 다소 매끄럽지 못한 지점이 있다."
이 인용문의 첫 문장에서 "조선후기의 자연상태"는 대한제국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그 다음 문단에서 말하는 성춘향, 홍길동 등이 나온 조선후기와 다른 시기입니다. "대한제국기의 '자연상태'"로 고치는 게 정확하겠네요. 혼동을 드려 죄송합니다. 조선후기의 성춘향, 홍길동 등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대한제국기의 '자연상태' 간의 어떤 '괴리'가 존재한다는 주장입니다.
다음으로 계급이 생기면 정치가 있는 것이다라는 말과 최정운이 계급화로 인해 의견조정, 담론 등이 해체되면서 5.18의 정치성을 부정했다는 것이 서로 모순된다고 하셨는데, 약간의 오해가 있는 듯합니다. 제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최정운의 절대공동체에는 계급이나 정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절대공동체는 그러한 계급화 경향이 나타나면, 다시 말해서 정치가 등장하면 해체되어 버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정운이 5.18의 절대공동체를 '긍정'하는 것은 사실상 정치를 "부정"하는 게 되어버린다는 말입니다. 5.18의 정치성을 부정한다기보다는 5.18이 정치화되는 과정을 최정운은 부정적으로 본다가 더 맞겠습니다.
제 조잡한 글이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친다면 감사하게 생각할 일이라 봅니다. 위로의 말씀 감사합니다 :)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