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신화와 몰락한 사회(3) -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1995)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4/07
무너진 삼풍백화점의 모습. 출처-동아일보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건축물 붕괴 사고
   
성수대교 붕괴 사고 이후 정부는 1994년을 ‘부실공사 추방 원년의 해’로 지정한다. 이제 다시는 우리나라에서 대형 건물의 붕괴로 인한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공공연한 선언이었다. 대형 건물과 공용 시설물에 대한 대대적인 안전 점검이 요란하게 시행됐다. 부실시공을 일삼던 건설사들과 관행적으로 뇌물을 받고 인허가 절차를 허술하게 처리해준 공무원들을 적발해 본보기로 처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회적 다짐과 각오가 무색하게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일어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건축물 붕괴 사고가 또 발생하고 만다. 대한민국의 모든 자본과 욕망이 한데 집중된 거점이자, 서울의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당시 우리나라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고급 백화점이 어이없게 무너져 내렸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그간 겪었던 대형 사고와도 차원이 다른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1995년 6월 29일 목요일 저녁 6시, 퇴근길 쇼핑객이 많이 몰리던 시간에 지상 5층 지하 4층짜리 백화점이 폭삭 주저앉고 말았다. 백화점 본관 건물이 양 날개만 남겨놓고 중앙 홀을 중심으로 시설 전부가 한 순간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대피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려 인명 피해가 더 컸다. 희생자 숫자도 상상을 초월한다. 끝내 찾지 못한 실종자 30명을 포함해 총 502명이 사망하고, 937명이 부상당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소식을 전하는 신문기사(경향신문 1995년 6월 30일)
   
불법과 뇌물로 세운 백화점
   
충격적인 것은 삼풍백화점은 지은 지 6년도 채 안된 새 건물이나 마찬가지였다는 사실이었다. 겉으로만 보면 산뜻한 느낌이 드는 핑크빛 ...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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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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