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11/30
내가 기억하는 첫 크리스마스 선물은, 국민학교 저학년 때 받은 실로폰이다.
그때 나는 남동생이랑 둘이 한 방을 쓰고 있었다. 막내가 국3 때 태어났는데 그때 막내는 없었던 걸 보면 1, 2학년 정도 되었나 보다.
새벽녘에 쉬가 마려워 깼던 모양이다. 발에 뭐가 걸려 넘어질 뻔해 불을 켜보니 무슨 상자였고 동생 머리 위에도 상자가 놓여 있었다. 순간 나는 그게 산타할아버지가 주고 가신 선물이란 걸 단박에 알아차렸다. 착한 아이에게 선물을 주신다는 산타할아버지 얘기는 너무 많이 들었으니까.
자는 동생을 흔들어 깨웠다. 네 살 아래였던 동생은 누나의 성화에 겨우 잠이 깼으리라. 둘은 기대에 차서 상자를 뜯었겠지. 나는 실로폰, 동생은 아마 장난감 자동차였지 싶다. 방바닥에 대고 뒤로 몇 바퀴 문지른 다음 손을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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