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4/11/28
오늘은 글쓰기모임을 하는 날이다. 그림책을 읽고 자기 스타일로 글을 쓴다. 모이는 장소는 작은 서점 ‘넉점반’이다. 매월 두 번 격주로 모인다.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회원들과 글을 합평하고 그 다음 선정된 그림책으로 서로의 의견을 나눈다. 올해 1월부터 시작해서 뜨거웠던 여름 두 달을 방학하고 이제 한 달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번엔 로버트 프로스트 시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를 그림책으로 감상하고 산문형식으로 글을 썼다. 12월 모임에서는 그림책의 고전작가라 할 만한 존버닝햄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읽고 글을 써야 한다.
모임의 금쪽같은 두 시간이 후딱 지났다. 나는 버스를 타고 전철로 환승해서 집으로 오기도 하지만, 오늘은 버스에서 버스로 환승했다. 집 근처에 내리면 마트에서 장을 보기가 편하다. 두부한모와 팩에 들어있는 작은 새송이 버섯, 청국장 한 팩, 어묵과 봉지깻잎 2개를 장바구니에 넣었다.
그림책이 들어있는 에코백과 장바구니를 양쪽 어깨에 나란히 걸치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린다. 접이 우산을 펴고 걷다가 집 앞 골목길에 들어섰을 때다. 양쪽에 차들이 주차된 가운뎃길에 할머니가 우산을 받쳐 들고 유모차에 앉아있었다.
오늘처럼 바람이 불고 쌀쌀한 날, 나는 손이 시려워 장갑도 꼈다. 할머니는 맨 손인 채 두 손을 모으고 나를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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