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대통령 후보의 '120시간'

이한솔
이한솔 · ESTP
2022/02/21

K-노동의 랜드마크, 120시간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52시간 제도 시행에 예외 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하더라.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_2021년 7월 19일, 윤석열 후보의 매일경제 인터뷰 중
ⓒUnsplash
또 다시 120시간이 등장했다. 그것도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윤석열 후보의 입에서. 100시간도 아니고 하필 120시간이다. 120시간만 일하게 해주면 모든 문제가 해소될 것처럼 산업현장에서 '120시간'은 주문처럼 등장하곤 한다.

사실 120시간 이슈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열악한 노동환경,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산업혁명 시기의 영국도 하루에 16시간씩 일을 시키는 것이 문제였다. 전태일 열사가 함께했던 미싱 노동자들의 고된 일상 역시 16시간의 노동이었다. 말이 16시간이지, 사실상 세수할 시간도 부족한 셈이다. 그런 16시간 노동을 일주일 동안 꾸준히 하면 주 112시간이 된다. 그렇게 해도 120시간에 미치지 못한다. 영국으로부터는 3세기가 지나고 전태일로부터는 반백년이 지난 오늘, 한국은 120시간 노동을 외친다. 세계 노동사의 획을 긋고 싶은 것이 분명하다.


사람이 버틸 수 있는 극한 노동의 마지노선, 120시간
세상은 분명 달라졌다. 주문한 상품은 새벽 배송 시스템 덕분에 오늘 밤에 주문해도 내일 출근길에 받아볼 수 있다. 지상파, 종편, 수많은 OTT 서비스에서 제작하는 드라마는 한국에서만 연 300편을 넘어섰다. 길거리에서 연설하던 대선 후보들은 이제 유튜브 채널에서 게임 산업 대한 해박한 지식을 선보인다.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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