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 단편 <아담과 이브의 일기> : 속세의 사랑으로 성경 비틀기

신승아
신승아 · 삐딱하고 멜랑콜리한 지구별 시민
2023/08/27

성경 《창세기》에 의하면 인류 최초의 남성과 여성은 '아담'과 '이브'다. 여호와(창조주)는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고 그 코에 생명을 불어 넣어 '아담'을 만들었다. 그리고 '아담'이 잠들었을 때, 그의 갈빗대 하나를 빼내어 그 자리를 살로 메우니 곧 '이브'가 되었다. 아담은 이브를 보고 크게 기뻐하며 "이야말로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남자에게서 나왔으니 여자라 불리리라."(창세기 2장 23절) 하고 감탄했다. 그리하여 '아담'은 부모님을 떠나 아내 '이브'와 한 몸이 된다. 

이들은 동쪽의 지상낙원 에덴동산에서 살았다. 여호와는 그들에게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어도 좋다고 했으나, 단 하나 선과 악을 알려주는 과일은 절대 먹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브는 '선악과를 먹으면 창조주처럼 전지전능해질 것'이라는 뱀의 유혹에 속아 선악과를 먹었고, 자신의 남편 아담에게도 권유했다. 이를 알게 된 여호와는 격노하며 그들을 에덴동산에서 내쫓았다. 아울러 이브에게는 끔찍한 산고와 평생 남편에게 지배당하는 저주를, 아담에게는 평생 일해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저주를 내렸다. 

그렇다. 성경 속 이브는 경솔한 행동으로 세상을 죄로 물들게 한 원죄의 주인공이자, 순진한 남자를 타락시킨 팜 파탈이다. 태초부터 이어져 온 역사는 이브의 후손인 여성들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문학, 미술, 신학 분야를 넘나들며 여성은 어리석고 유약하며 교활한 이미지로 묘사되었다. 수천 년에 걸친 낙인은 쉼 없이 재생산되었고, 마치 여성은 열등한 DNA를 타고난 것처럼 매도당하기 일쑤였다. 이브로부터 시작된 오명을 벗...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퀴어 페미니스트, 비건 지향인, 천주교 신자, 그리고 그 무엇
141
팔로워 201
팔로잉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