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8/16
아아, 안녕하세요.
나는 달걀이에요.

지금부터
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해요.
귀담아들어 주시겠어요?

-시오타니 마미코 <나는 달걀입니다>

아이와 도서관에 갔다가 함께 읽은 책이다. 함께 읽는다는 것은 그냥 같은 책을 읽고 간단한 감상을 나누는 것이다. 이제 예전처럼 무릎에 앉혀 읽어 주기엔 너무 커 버린 아이들, 가끔 한글을 몰라 껴안고 읽어주던 시절의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그리울 때가 있다.

아들은 일찍 한글을 뗐지만 8살까지도 글자가 많은 책은 내게 가져와 읽어달라고 했다. 한번은 유아열람실 바닥에 앉아 읽어주던 그림책이 글밥이 너무 많아 읽다 보니 목이 타고 침이 말랐다. ‘네가 읽을 수 있는데 왜 엄마한테 가져왔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그래, 이건 나 자신과의 싸움이야’ 되뇌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한참을 읽고 있는데 유아열람실의 아이들이 하나둘 곁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책장을 덮을 땐 일고여덟 명의 아이들이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신기한 광경이 놀랍기도 하고 이야기를 듣겠다고 옹기종기 모인 아이들이 귀여워 웃음이 났다. 사서 선생님께서 내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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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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