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엔딩, 찬란한 여름을 향해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4/04/14

 오랜만에 아무런 일정이 없는 주말이었다. 매주 주말마다 누군가 만났고, 어디를 다녀왔다. 일정이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졌다. 느지막이 일어나 계란 후라이에 아침밥을 먹고 빈둥거렸다. 아이들도 치과를 가지 않아서, 친구와 약속이 없어서 꽤 만족스러운 듯했다. 만화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며 각자 여유를 부렸다.

 돌아서면 쌓이는 빨래를 돌려 오랜만에 볕에 널었다. 옷이 자꾸 줄어들고 옷감이 금방 헤지는 듯하여 건조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사정상 퇴근 후 세탁을 하면 건조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여름같이 더운 날이라 빨래도 금방 말랐다. 그리웠던 햇볕 냄새가 났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코를 들이대며 킁킁거렸다.

 마당에 나가 커피를 마셨다. 휴대폰도 책도 없이 멍하게 허공을 쳐다봤다. 달짝지근한 바람이 몸 속으로 들어왔다. 지천으로 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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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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