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독신] God: 하나님, 하느님, 여호와, 야훼, 야웨
2024/04/29
하나님, 여호와, 야웨, 야훼 모두 내게 걸림이 되지 않는다. 뭐하고 부르든 그분은 유일한 한 분, 바로 그분(the God)이다. 맥락이 적절한 한에서 하느님조차 부정할 마음이 없다. 물론 개신교인으로서 하나님이 가장 편하다. 그래서 하나님이라는 전통적 번역어가 사회적 반감에 맞닥뜨리게 된 현실이 행복하지 않다. 맘 편하게 신을 하나님이라 부를 수 있는 공간은 개신교 내부로 축소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한 업보이다. 시민사회에서 인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개신교의 하위문화로 인식되는 만큼 개신교 자체도 그리스도교 문화의 하위 장르로 축소되고 있는 추세가 느껴진다. 한국 성경번역 전통에서 신 명칭은 까다로운 모티프이다. 그래서 주(Lord)라는 의역이 남발되지 않았나 싶다. 신 명칭으로서, 권위를 강조하는 주는 어쨌든 원문이 아니다. 문화적으로 척박한 한국 개신교 풍토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성경번역이 이루어진다면 신 명칭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꼭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신
나는 때에 따라 하나님 대신 신을 사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적대감을 가진 상대를 앞에 두고 하나님 대신 신을 사용하는 중립 용법에 매도로 반응하는 매운맛 인사이더들이 많다. 신이라는 우회로를 택한 것을 비겁하다고 한다면 부정하지 않겠다. 다만 내 ...
그래서 신앙과 문화를 객관화하여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교회 안에서도 그리스도교가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평심하게 말해주는 데가 별로 없습니다. 전통 교리가 안쪽으로 제한을 걸고, 바깥쪽에서는 무지가 압박을 가하는 형국입니다. 사람들이 K-팝에 대해 세밀한 관심을 가지고 즐기고 연구하는 모습을 보면 느끼는 바가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문화에 매력이 없을 리 없음에도 '깜도 못되는' 문화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은 교회 안에서도 잘 모르고, 밖에 어필할 컨텐츠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the Holy Bible>이라는 고유명사라서 <성경>인데 그걸 인정 못하겠다면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가 위대해보이지 않은 독자는 <다만 개츠비(Just Gatsby)>쯤으로 제목을 바꿔불러야할까요? 교회 안에 세상의 편협함을 포용할 아량이 넓어지길 소망합니다. ^^
본문과는 딱히 상관없지만, 갑자기 십몇 년 전에 현대 무신론자들과 대화했었던 내용이 떠오릅니다. 신명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그 양반들은 '성경' 이라는 단어에는 성(聖)이라는 단어가 있으니 세속주의자 입장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편향된 표현이라면서 일부러 '기독경', '바이블' 같은 표현으로 대체하고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