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의 어원과 마소의 먹이

노영식 · 석기시대 언어학자
2023/09/19
한강 지류 중랑천을 따라 산책로를 노원교에서 내려가 중랑천의 지류 당현천을 거슬러올라갔다. 백병원 쪽으로 돌아서 와 만 보를 채웠다. 만 보 내내 머릿속에는 '억새' 어원으로 생각이 찼다.

억새는 볏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높이는 1~2미터이고 마소의 먹이로 쓰이는 것에 주목했다.
억새
볏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1~2미터이며, 잎은 긴 선 모양이다. 7~9월에 누런 갈색 꽃이 피는데 작은 이삭은 자주색이다. 잎을 베어 지붕을 이는 데나 마소의 먹이로 쓴다. 여러 가지 변종이 있으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지역어(방언) 새-굉이(강원, 충북), 새-풀(강원), 새갱이(강원, 경북, 충북), 새초(강원), 새추(강원), 꺽새(경기, 경남, 전남), 꺽새-풀(경기, 경북), 으악새(경기), 윽새(경기, 충북), 미득새(경남), 새-때기(경남, 전북), 새-비기(경남), 새-빗대(경남), 새-피(경남), 새띠기(경남), 새배기(경남), 새피기(경남), 샛-대(경남), 쇄(경남), 쌔기(경남), 쌔빗-대(경남), 쌧-대(경남), 쏙새(경남), 어북새(경남), 어신-풀(경남), 왕새(경남), 항-새피기(경남), 항새풀(경남), 항시비기(경남), 황새핑이(경남), 새-꾕이(경북), 새강(경북), 속새(경북), 쌔강(경북), 어벅새(경북), 어쌀(전남), 억달(전남), 억살(전남), 옥살-대(전남), 웍살(전남), 억달새(전라), 와살-대(전라), 왁대-풀(전라), 왁살(전라), 쐐기(전북), 악새(전북), 억나리(전북), 억쇄(전북), 웍다리(전북), 웍달(전북), 어욱(제주), 어욱-새(제주), 어워기(제주), 어웍(제주), 웍새(충남), 왕-새갱이(王새갱이)(충북), 왕-새깽이(王새깽이)(충북), 왕사-때기(王사때기)(충북)

옛말
어웍-새
罷王根草 어웍새 ≪1690 역해 하:40ㄱ≫
https://opendict.korean.go.kr/dictionary/view?sense_no=502727&viewType=confirm

'억새' 옛말 '어웍새'와 방언 '어벅새'(경북)에서 변화를 짐작한다.
억새 < 어웍새 < 어벅새.
17세기 억새 표기 '罷王根草'(어웍새)에서 '王 오:'[大]와 '근根'(> 큰[大])은 동어중복 표기다. '어벅새'의 '어'는 '어'[大]가 《삼국사기》 지리지에 쓰인 예가 있다.
철야현(鐵冶縣)은 본래 백제(百濟)의 실어산현(實於山縣)이었는데, 경덕왕(景德王) 이름을 고쳤다.
《삼국사기》  권36.
실어산현(實於山縣)의 '어於'와 철야현(鐵冶縣)의 야冶, 즉 나[大]가 대응한다.
양반/낭반 같은 구개음화 상실이다.
죽현현(竹峴縣) 나생어(奈生於)라고도 한다.
《삼국사기》  권37.
죽현竹峴은 '대재' 표기다. 대大는  나생어奈生於의 '나奈'와 대응하고 '어於'는 후치수식어 구조로 동어중복이다. 재[峴]는 새[生]와 대응한다. '새'는 '재'와 비교하여 구개음화 상실이다.
 '어於'[大]는 일본어 oo[大]에 남아 있다.
'어웍새'[罷王根草]의 '파罷'는 '피' 음도 있다. 억새 방언 '새-피'(경남)의 '피'와 일치한다. 

버찌 준말 벚, 옛말 멎[奈]은 '억새 < 어웍새 < 어벅새'의 '벅'에 '*먹'을 생각하게 한다. 억새가 마소의 먹이로 활용되는 것을 생각해보라.
 억새 < 어웍새 < 어벅새 < *어[大] + 먹 + 새[草].

'억새'의 어원은 '마소의 먹이로 쓰이는 큰 풀' 뜻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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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년 전 구대륙 인류의 신대륙 확산 이후 단절된 언어 비교로 석기 시대의 언어를 발굴한다. 특히 남미 안데스 산중 티티카카 호반의 언어와 아시아 언어를 비교한다. 각 언어 전문가 논저와 DB를 이용해 신뢰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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