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화국이 재난을 추모하는 방식

흠좀무
흠좀무 · 좋은 글 읽는 걸 좋아합니다.
2022/03/21
들어가며
며칠 전부터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건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다. 이에 반대의견을 제기하는 이들 중 일부는 '풍수지리' 때문인 것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 아마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자 시절이던 때 야당 경선에서 제기되었던 무속 관련 이슈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그에 반박이라도 하듯, 지난 주말 한 신문사에서는 이런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삼풍백화점 무너진 땅에서 대통령이 났다고?" (3월 19일, 조선일보, 구태여 링크를 담고 싶진 않다. 개인적으로는 꽤 저열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후 그 자리에 지어진 '아크로비스타'는 대통령 당선인의 현 거주지이다.


공동체가 재난을 기억하는 방식, 미국과 한국
미국 뉴욕에 방문했을 때, 9.11 테러로 무너진 세계 무역센터 자리에 세워진 거대한 추모공원을 인상 깊게 마주한 기억이 있다. National September 11 Memorial & Museum.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과 거대한 폭포, 그리고 지하의 박물관이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미국인들은 테러로 희생당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 그리고 기억하기 위해 거대한 추모의 공간을 만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자랑할 것이 분명한 도시 한복판에 말이다. 추모공원의 설계명은 부재의 반추(Refl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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