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우파’는 왜 문화예술에 무관심할까

유창선
유창선 인증된 계정 · 칼럼니스트
2024/05/01
보수 우파의 문화 무관심, 인간 이해 결여 위험 

22대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국민의힘의 참패로 끝난 이후 그 원인에 대한 진단들이 차고 넘친다. 승패의 여러 원인들이 거론되지만, 양 진영의 문화적 능력의 차이라는 문제는 주목받고 있지 못하다. 

‘보수 우파’의 논객 가운데 정규재 씨가 있다. 강성 우파 논객이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쓴 소리를 하던 그가 총선 결과가 나오던 10일밤 유튜브 방송에서 10개의 '보수 행동 지침'을 제안해서 화제가 됐다. 나는 정규재 씨가 올린 10개의 지침 가운데서도 ‘한 달에 한 권 이상 책을 읽는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보수는 책을 읽지 않는다’는 편견(?)을 갖고 있던 내게는 보수 논객 스스로 자신들의 아픈 곳을 지적한 모습이어서 관심이 갔다. 우파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이지성 작가도 과거 “콘텐츠와 역량이 부족한데다 공부도 않고, 관심도 없으며 책마저 사서 읽지않는 보수우파 진영의 한심한 주소”를 탓하기도 했다. 

실제로 총선을 앞두고 출간되어 대박을 친 <73년생 한동훈>을 제외하고는 보수 쪽에서 나온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은 쉽지 않다. 과거 ‘조국흑서’가 ‘조국백서’ 이상으로 많이 팔렸던 것도 중도층의 가세에 따른 ‘정치적’ 현상이었지 특별히 책이 중심이 되는 ‘문화적’ 현상이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반면 민주당 진영에서 조국, 문재인, 노무현, 심지어 조민 같은 이름이 들어간 책들은 나오기만 하면 베스트셀러가 되는 광경과 대조적이다. 민주당 진영에서는 자기 진영의 인물들이 책을 내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책을 홍보해주고 팔아주는 팬덤성 문화 같은 것이 있다. 유시민 같은 네임드가 유튜브 방송에서 책을 소개하면 그날로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반대로 보수 논객들은 ‘어쩌다 대박’을 친 경우를 제외하면 더 이상 책을 쓰고 낼 자신감을 잃곤 한다. 실제로 민주당 쪽 논객들이 낸 책을 내겠다는 출판사들은 차고 넘치지만 보수 논객들의 책을 낼 출판사들은 구하기조차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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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시사평론을 했습니다. 뇌종양 수술을 하고 긴 투병의 시간을 거친 이후로 인생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 문화예술과 인생에 대한 글쓰기도 많이 합니다. 서울신문, 아시아경제,아주경제,시사저널,주간한국, 여성신문,신동아,폴리뉴스에 칼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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