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타잔' 윤도현, 그의 '암 완치' 고백이 주는 위로

하성태
하성태 인증된 계정 · 자유로운 pro 글쟁이
2023/08/13
내가 아주 어릴적에 난 많은 꿈을 꾸었지
말도 안되는 꿈만 꾸었어
그래도 그 중에 한가진 이루었지
 
꿈많던 어린시절 아득한 기억속에
타잔이라는 아저씨가 있었어
그 아저씰 너무 너무 좋아했었지
 
아아 나는 타잔
아아 누렁인 치타
옆집에 살던 예쁜 순인 제인
 
1994년 12월 발매한 1집에 수록된 윤도현의 데뷔곡 <타잔>은 꽤나 신기한 록 넘버였다. 요즘 틱톡 세대들은 존재조차 무지할 타잔이라니. '꿈 많은’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가사는 록답지 않게 무척이나 순수한데 또 윤도현의 보이스는 타고난 듯한 록커의 그것이었다. 경쾌한 하고 밝은 록넘버인 곡 자체의 완성도보다 윤도현의 절창과 함께 이 매력적인 록커의 가능성을 기대케 하는 마력만큼은 확실했다.
 
훗날 YB 앨범 리메이크 등으로 재발견되고 대중적 인기를 얻은 '너를 보내고’, '가을 우체국 앞에서’, '사랑 two’가 실린 윤도현의 1집은 실패를 맛봤다. 서태지와 아이들을 위시해 윤도현이 데뷔한 1990년대는 댄스 음악의 시대였고, 록의 대중적 전성기는 1980년대에 완성됐다. 심지어 문화대통령이란 수식어와 함께 90년대를 지배했던 서태지도 시나위 출신이었다.
 
당시 한국의 록신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며 쟁쟁한 록밴드들과의 인터뷰를 이어가던 영화 잡지 KINO와의 2005년 6월호 인터뷰에서 윤도현은 좋아하는 음악인으로 송창식과 김민기, 김창완과 도어즈를 언급하며 아래와 같이 반문한 바 있다. 90년대에 데뷔한 이십대 록커로서의 자신만만함과 결기가 뚝뚝 묻어나는 소신이 고스란히 전달된다(흥미롭게도, 해당 기사는 <기생충>을 제작한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기자시절 쓴 인터뷰였다).
 
"이렇게 말하면 건방진다고 그러실테지만 음악하시는 분들, 그중에서도 신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이 음악을 하는 자세가 아닌 것 같아요. 처음에는 자신의 음악에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쉽게 변하고, 보여지기 위한 음악으로 돌아서는 것 같아요(...). 록을 한다고 목소리를 올리고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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