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어야하는 약속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7/29
동생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젠 엄마가 돌아가셔서 행여 엄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소식일 리가 없는데도 여전히 동생 전화에는 가슴이 철렁하며 긴장을 하게 된다. 습관이란게 이렇게 무섭다.

" 많이 덥죠? " 그렇게 말문을 연다.
" 여긴 별로 안 더운데... 아침저녁엔 선선해서 긴 소매 입고 지내"
" 옥수수는 잘 받았는데 웬 옥수수를 그렇게 많이 보냈어요.  요새 모두 다이어트한다고 먹을 사람이 없네.  허허..."
"밥 대신 먹으면 되지. 밥 보다 칼로리가 낮아. 옥수수가. 안 먹으면 이웃에 나눠 줘"

옥수수는 30통을 보냈다. 올케가 좋아한대서 해마다 그렇게 보내는데 새삼스레 많다니... 다이어트할 사람도 없어보이더만.  이제 다시는 보내나 봐라.
전화한 용건은 그게 아니었다. 엄마 유골함을 장례를 치른 후 한 달째 동생집에 보관하고 있는 중이다. 그 동안 장마철이라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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