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의 문장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3/07/12
그리운 마음이 있을 때는 살아있을 때였다. 그립다는 것은 간절한 마음이니까.
그리움이 사라진 마음은 사막이다. 바람조차 머물지 않으려 하는 곳. 사막의 바람은 오직 모래만이 일으킬 수 있는 반란. 그리움은 마음의 반란. 반란이 사라진 마음은 이미 죽은 지 오래된 속이 빈 나무.
   
그늘의 문장
/윤관
   
너무 슬프면 눈물이 마르는 것처럼
너무 아프면 비명이 목젖을 넘지 못하는 것처럼
너무 그리우면 마침내
도달할 수 없는 미지가 되는 것처럼
몸과 맘이 서로를 떠돌 때
당신과 내가 끝내 섞이지 못할 때
눈물의 그림자로
목젖을 넘어가는 마른기침으로
바위를 던져버린 낙석이 되어
돌아오소서
   
말을 떨어뜨린 입술
문장이 사라진 백지가 되어
그대를 기다립니다
모든 잎을 버리고
뿌리만큼 깊어진 가지들이
그늘의 뼈를 더할 때
아무것도 아니었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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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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