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문>의 아쉬운 점은 신파가 아니다

김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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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6

* 주의 : 스포일러가 조금 있습니다.
출처 IMDB

새로운 감각을 주는 영화
매주 토요일 오전마다 움직임을 배우러 다닌다. SF 를 매개로 몸을 움직인다는 요상한 프로그램에 신청했기 때문이다. 운동 신경 둔하고, 몸도 뻣뻣한 내가 이런 거 들어도 되나 걱정했는데 아직까진 별 문제 없다. 아니 너무 재밌다. 시각과 청각에만 익숙했던 내게 몸의 다른 감각을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내 몸에 척추, 갈비뼈, 심장이 대략 어느 좌표에 있는지 알 것 같다. 내 몸속 자유로운 아이들과 내가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야 하는지도 조금 알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이 재밌는 이유는 처음 경험하는 감각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더문>을 보고 난 후 나는 비슷한 이유로 만족스러웠다. 영화 초반부에 황선우 대원(도경수 역)이 탄 우주선이 뱅글뱅글 돌 때 화면도 함께 돌았다. 그 순간 내가 600명 관객(당일은 꽉 찼다)과 함께 아이맥스 우주선에 탑승한 것 같았다. 나는 이미 이걸로 17000원 경험은 충분하다 여겼다. 2D로 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이맥스에선 일단 우주와 우주선 체험면에서 만족스러웠다. (참고로 아이맥스 체험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곧 다른 영화가 아이맥스를 차지할 예정이다.) 

거기다 과학적 고증이 잘 되어서 어색한 부분이 하나도 없다. 황선우 대원이 달에 도착해서 태극기를 꽂고 같이 사진을 찍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선 피식 웃음이 나왔다. 달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이런 주장을 펼친다. '대기 없는 달에 성조기가 왜 펄럭이냐.' 그들은 인류는 아직까지 달에 착륙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런 문제제기를 의식해서 이런 장면을 굳이 넣었으리라.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우리 황선우 대원은 달에 갔다. 

실제로 있는 소백산 천문대도 나오고, 우주센터나 나사 모습도 촬영기간 동안 대여를 해준 건가 착각할 정도로 세트가 실제 기관과 흡사하게 제작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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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김재아란 필명으로 SF장편 <꿈을 꾸듯 춤을 추듯>을 썼다. 과학과 예술, 철학과 과학 등 서로 다른 분야를 잇는 걸 즐기는 편이다. 2023년 <이진경 장병탁 선을 넘는 인공지능>을 냈다. ESC(변화를꿈꾸는과학기술인네트워크) 과학문화위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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