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호박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2/12/27


오일파스텔-살구꽃
늙은호박을 그려놓고 보니 엄니(시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해마다 넉넉하게 펑퍼짐한 늙은호박을 들고 오시며 지금처럼 한겨울엔 이걸 먹어야 한다고 하셨지요.  
호박범벅, 호박김치국, 호박죽... 엄니 덕분에 늙은호박의 깊은 맛을 알고  참 많이도 먹었습니다.  
한 해 끝자락을 살고 있어서 그럴까요.  
거실 한 켠에 저 누렇게 잘 익은 늙은호박 한덩이가 올라 앉으면  왠지 그냥 푸근했습니다. 
몇 해전부터 이 맘때가 되면 그 자리가 허전하네요. 
오늘은 엄니 생각하며 그린 늙은호박그림을 늙은호박이 놓인 자리에 걸어두려고 해요. 

저를 많이 사랑해주셨던 엄니...
엄니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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