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이라는 서두로 시작하는 문장 치고 솔직한 것이 별로 없다, 라는 것은 나의 아내의 지론이다. 그래서 ‘사실’, ‘솔직히’ 라는 부사를 내가 사용하면 아내는 나를 흘겨 본다. 나도 아내에게 물이 들어 이러한 부사가 들어간 문장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이라는 시작에도 불구하고, 작가 정지돈이 서평가인 금정연과 소설가인 오한기를 (소설가 이상우와 함께) 얼마나 애정하는지를 책 전체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문장이 좋았던 것은 (괄호 안의 내용처럼) 나도 〈기묘한 이야기〉 시즌3는 좀 별로였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작가가 되는 데 가장 필요한 재능은 착각이다. 문장력이 좋거나 머리가 좋거나 인내심이 있거나 책을 좋아하거나 기타 등등 그런 게 아니라, 내가 시인이나 소설가가 될 수 있다, 라는 착각이다. 이건 굉장히 슬픈 지점이다. 만약 작가를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