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의 시대에 만약 보르헤스가 소환된다면... 정지돈, 《인생연구》

백혁현 · 오래된 활자 중독자...
2024/06/09
「우리의 스크린은 서로를 바라본다」
 안젤라는 내 친구 도엽의 여자친구였다. 나는 이들 연인과 한 집에서 살게 되었는데, 이들이 헤어진 다음에는 안젤라와 함께 남은 기간 동안 그 집에서 살아야 했다. ”... 안젤라는 모든 사람의 삶은 닮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생판 다른 거 같고 이해할 수 없어도 사실 같은 거라고, 한 사람의 인생은 모든 사람의 인생이라고, 본질적으로 우리는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pp.29~30) 이후 드물게 안젤라와 연락이 닿았고 마지막에는 안젤라의 부탁으로 나를 방문한 친친에게 노트북과 하드를 넘겨준다. 
 「괜찮아, 목요일에 다시 들를게」
 『... 조 칩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아버지에게 떠밀려 뉴욕에 갔다가 각성(조 칩의 표현이다)했단다. 지금은 홍대 미학과에 다니며 밴드를 하는데(멤버가 몇 명이냐고 묻자 혼자라고, 당연한 거 아니냐는 식으로 대답했다) 시간 나면 스튜디오에 놀러오라고 했다. 친구들과 함께 사용하는 작업실 겸 스튜디오로 가끔 거기서 의식도 한다는 거였다. ”무슨 의식?“ 내가 물었다. 조 칩이 내 등을 툭 쳤다. ”새끼 여전하네.“』 (pp.44~45) 그리고 이어지는 문장은 ’그게 다였다‘인데, 바로 이 부분을 통해 조 칩이라는 인물 그리고 조 칩 이후에 더 이상 말을 가져다 붙이지 못하는 나라는 인물의 성격아 확 와닿는다.
 「B! D! F! W!」
 ”내가 졸업영화 촬영 에피소드를 소설로 쓰겠다고 하자 진양은 그게 소설 거리가 되냐고 물었다. 니 소설은 훨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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