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 걸그룹 '저고리 시스터즈'의 센터 - 홍청자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3/26
홍청자 및 조선여가수 도쿄왕궁앞 촬영사진(왼쪽부터 홍청자, 왕숙랑, 박향림, 이난영, 서봉희, 김능자, 장세정, 이화자) 출처-중앙포토

‘저고리 시스터즈’ 무용수에서 마약중독 매춘녀까지, 홍청자(洪淸子, 1924~?)
 
조선 최고의 인기 걸그룹, ‘저고리 시스터즈’ 
   
서울에서 공연을 마치고, 곧장 중국으로 건너가 무대에 올라야 한다. 다음 달은 일본 투어가 예정돼 있다. 곧 발표할 신곡에 맞춰 안무 연습도 해야 하고, 몰려든 영화 시나리오를 검토한 후 출연작도 확정해야 한다. 요즘 잘 나가는 걸그룹 ‘뉴진스’나 ‘아이브’ 이야기가 아니다. 1930년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결성된 걸그룹 ‘저고리 시스터즈’의 스케줄이다. 
   
한때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추억 소환’이니, ‘레트로 열풍’이니 하면서 1980~90년대 걸그룹 활동을 했던 왕년의 스타를 불러놓고 “걸그룹의 조상”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진짜 원조는 따로 있다. 식민지 시기에 활동한 조선 최고의 인기 걸그룹, ‘저고리 시스터즈’가 바로 그들이다. 
저고리 시스터즈의 공연장면
   
이 팀은 1935년 ‘오케악극단’ 산하의 4인조 여성보컬그룹으로 결성됐다. 걸그룹의 비조(鼻祖)답게 멤버들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첫 기수는 ‘이난영(李蘭影)’과 ‘장세정(張世貞)’, ‘박향림(朴響林)’, ‘이화자(李花子)’였다. 이난영은 <목포의 눈물>(문일석 작사, 손목인 작곡, 1935)로 유명한 ‘한국 가요계의 전설’로 불리는 여가수이고, <연락선은 떠난다>(박영호 작사, 김해송 작곡, 1937)의 주인공 장세정도 이난영에 버금갈 만큼 유명하다. <오빠는 풍각쟁이>(박영호 작사, 김송규 작곡, 1938)의 박향림과 <화류춘몽>(조명암 작사, 김해송 작곡, 1940)의 이화자도 가수로나 댄서로나 조선 최고의 실력자들이었다. 쉽게 말...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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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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