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속도를 조금 늦추세요. 즐거운 일이라도 에너지를 다 소진하진 마세요. 이제 많이 하기보다, 적게 하더라도 깊이 있게 하시는 것이,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30여 년간 몸담았던 직장에서 퇴직하신 환자분께 드린 이야기다. 퇴직 후 여유롭고 멋진 삶을 기대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찾아온 병으로 현재 복용 중인 약의 종류가 8가지 정도. 거기에 더해 몸에 좋다는 기능성 식품까지 복용 중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 환자의 병력을 들으면서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 지 고민이 되었다. 병증이 서로 엉켜있을 뿐만 아니라 그 뿌리 또한 깊었기 때문이다.
‘급할수록 천천히, 병이 복잡하고 중할수록 기본부터’라고 강조하신 선생님 말씀이 떠올랐다. 그때부터는 병이 아니라 환자가 왜 지금 여기까지 왔는가에 대해 묻고 듣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이분이 너무 성실하고 열심히 살았고, 지금도 그렇게 지낸다는 것.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을 육아와 교육에 최선을 다했고, 취미생활도 하고 모임에도 열심히 나가고, 현재도 요일마다 할 일을 정해서 강좌를 듣고 악기를 배우러 다니고 있고, 가을에는 장기간의 해외여행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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