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찾기 연재> 9. 혼자만의 시간은 자기와 함께 있는 것

유창선
유창선 인증된 계정 · 칼럼니스트
2023/11/10
자발적 고독은 삶의 근육을 키워준다 

평소 공연장에 자주 가곤 한다. 오롯이 작품에만 집중하기 위해 혼자 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예술의전당이나 롯데콘서트홀에 가보면 나처럼 혼자서 관람하러 온 사람들도 많다. 퇴근하고서 공연장을 찾은 것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특히 많다. 그렇게 혼자 공연장을 찾은 사람이 쓸쓸하게 보인다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나는 그 모습들이 이상하게 느껴지기는커녕 참 보기가 좋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누리기 위해 혼자서라도 저렇게 열성적으로 다닐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거나 민폐를 끼치면서 나 자신을 위한다면 에고이스트라는 말을 듣게 되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 모습은 자존감과 자기애에 충만한 모습이다. 자기가 좋아하고 즐기는 것들을 위해 저렇게 혼자서 다닐 수 있는 자유가 멋있어 보일 뿐이다.

그런데 다들 그렇지는 않은가 보다. 큰딸에게서 들은 얘기인데, “우리 아버지는 혼자서도 공연 보러 잘 다닌다”고 친구에게 얘기하면 좀 놀란다는 것이다. 장년의 남자가 혼자서, 때로는 젊은 세대 취향인 공연에 가서 앉아 있는 모습이 잘 상상이 되지 않나 보다 싶었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혼자서 다니고 놀 줄 모르는 사람들이 무척 많음을 알게 된다. 가까운 사례를 들자면, 특히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혼자 음식점에 들어가 식사하는 ‘혼밥’의 상황이다. 다들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앉아있는 음식점에서 혼자 식사를 하려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의식이 되고 어쩐지 외톨이가 된 기분이 들어 영 불편하다는 것이다. 조직에 몸담아 생활하며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곤 했던 사람들에게는 그런 상황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 같다.
사진=pexels
생각해 보니 어느 음식평론가가 혼밥 문화를 비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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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시사평론을 했습니다. 뇌종양 수술을 하고 긴 투병의 시간을 거친 이후로 인생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 문화예술과 인생에 대한 글쓰기도 많이 합니다. 서울신문, 아시아경제,아주경제,시사저널,주간한국, 여성신문,신동아,폴리뉴스에 칼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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