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잔에 대한 경의

badacopy
badacopy · 작가, 강사
2024/02/09
모리스 드니, 세잔에 대한 경의, 캔버스에 유화, 1900, 182x243cm, 오르세이, 파리
이 그림의 제목이 '세잔에 대한 경의'이다. 화가인 모리스 드니(Maurice Denis, 1870–1943)는 그림 중앙에 있는 이젤 위에 1879~80년의 폴 세잔의 정물화를 중심으로 예술가, 후원자, 비평가들을 모았다. 장소는 세잔의 화상이었던 앙부루아즈 볼라르(Ambroise Vollard, 1866~1939)의 화랑이다.  이 작품은 폴 고갱(Paul Gauguin, 1848~1903) 의 소유였으나 , 그는 이미 1895년에 영원히 타이티로 떠난 뒤였다. 고갱은 세잔을 "그의 사과는 나에게 특별한 진주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배경에는 고갱과 르누아르 의 작품이 보인다.

세잔의 정물화가 이처럼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맥락을 짚어 보자.

현대초기인 19세기말과 20세기초에 지식인들은 주관적으로 생생한 경험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언뜻 생각하면 데카르트의 코기토로 회귀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에게는 인식론의 혁명이었겠지만 현대로 오면, 오만하고 치기 어린 도치법이 된다.

나는 경험한다. 고로 존재한다. 그러나 그 경험의 정체는 분명치 않다. 경험의 주체인 나를 포함한 주변의 모든 것들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에 교통 수단이 발달하고 무선 전신이 시작되었으며 도시는 전등으로 밤낮을 구별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변했다. 아직 라디오 방송국이 설립되지는 않았지만 그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주었던 시기다.
J.M.W. 터너, 비, 증기, 속도-위대한 서부 철도, 1844, 캔버스에 유화, 91×122cm, 국립미술관, 런던

영국의 화가인 J.M.W. 터너는 무서운 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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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저작물의 저자 : ≪문학의 죽음에 대한 소문과 진실≫(2022), ≪책의 정신 :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2014년, 2022년 개정판), ≪위반하는 글쓰기≫(2020),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2018, 2022년 드라마(한석규/김서형 주연), 그 외 베스트셀러 ≪인문학으로 광고하다≫(2007, 박웅현과 공저)가 있고, 이어령과 공저한 ≪유쾌한 창조≫(2010), 문국진과 공저한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2011), 한무영과 공저인 ≪빗물과 당신≫(2011)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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