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말 기적적으로 육아를 해내고 있는 것 같아

정지우
정지우 인증된 계정 ·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2023/07/16
아내랑 이야기하다가 "우리는 정말 기적적으로 육아를 해내고 있는 것 같아."하고 말했다. 지금 상황에서 하나의 요소만 어긋나도 육아가 불가능할 것 같은, 어떻게 보면 위태로운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육아를 해내고 있는 것이다. 거의 운명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절묘한 조건으로, 매일 임기응변과 같은 상황에서 육아가 이어지고 있다. 

양가의 물질적이거나 실질적인 도움도 거의 없이, 사람 한 명 고용하지 않고 맞벌이 부부인 우리가 육아를 해내는 건 기적이다. 다행히 내가 다소 늦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반면, 아내가 다소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직장이어서 그 교집합의 시간 동안 아이를 유치원에 맡길 수 있다. 또 급할 땐 어떻게든 연차를 쓸 수 있는 직장인 덕분에, 아이가 아프거나 할 땐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다. 

그런데 내가 아침에 아이를 유치원 보내기 위해 봉고차를 기다리다 보면, 나를 제외하고는 예외 없이 모두 가정주부처럼 보이는 엄마들이 아이를 데리고 함께 기다린다. 육아휴직을 한 경우도 있긴 할테지만, 당장은 일을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예전에 아이가 더 어릴 때, 문화센터에 데리고 다닐 때 보면 열에 아홉은 엄마나 할머니, 할아버지였다. 요즘처럼 좋은 시대에 아이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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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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