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유키오의 죽음 후에」, 다케다 다이준
2024/03/25
숨 쉴 틈도 없는 각고면려의 일생이 여기에서 완결되었습니다. 질주하는 장거리 러너의 고독한 육체와 정신이 박차고 나간 흙먼지, 그 숨결이 우리의 머리 위에서 춤추며 날아오르고, 다시 흩날려 가라앉습니다. 당신의 인내와, 당신의 결단. 당신의 증오와 당신의 애정이. 그리고 당신의 파안대소와 당신의 침묵이 우리들 가운데서 떠돌고 있습니다. 우리를 지긋이 압박해오고 있습니다. 그것은 미적이라기보다도, 어딘가 모르게 도덕적인 것입니다. 당신이 <부도덕 교육강좌>를 발표했을 때 나는, "이렇게 생짜로 진지한 노력가가 부도덕 같은 것에 익숙할 리가 없는 거 아닌가"하고 직감했습니다만, 당신은 태어나면서부터, 도덕 없이 살아가는 생은 생이 아니라고 믿는 소질을 갖추고 있었던 게 아닌가요. 당신을 황홀하게 했던 "미"를 억눌러 놓고 "도덕"은 끊임없이 당신을 꽁꽁 묶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이 육체의 효능을 의식하기 시작했던 그 순간부터 당신에게 맹훈련을 요구했습니다. 아니, 문장을 끄적이기 시작한 순간부터 당신의 문체(그러니까 정신)를, 엄한 긴장의 요새로 삼고 도장道場으로 삼았습니다. 그 문체는 당신을 지키고 당신을 세워올리는 것인 동시에, 당신을 심판하려고 하고, 당신을 강제로 독점하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낳은 문체와의 악전고투.
최초로 썼던 장편 <가면의 고백>을 출판사에 넘겼을 때 간다神田에 있는 작은 끽차점의 어두운 구석에서, 나는 그걸 목격했습니다. 보랏빛 고풍스러운 보자기에서 두툼한 원고 다발을 주섬주섬 꺼내는 당신은 안면 창백, 기진맥진한 사람처럼 보였고, 정신집중의 연속 후의 방심과 만족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하루에 세 페이지가 좋아", "한주 동안 온천에 있으면서 한 페이지도 못 썼어", 그때 당신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들이 하던 동인잡지 <서곡>의 좌담회 석상에서도 당신은 거의 웃지도 않고 "피", "피를 흘리고 싶다"라고 수줍은 듯이 말했었죠. 그리고 <그리스>(후일 유럽 여행에서 돌아온 당신은 정말이지 푸른 하늘과 푸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