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로 지은 오두막 - 우리가 민예은의 집에서 할 수 있는 것

오아영
오아영 인증된 계정 · 갤러리 대표, 전시기획자, 예술감상자
2023/02/03
민예은이 프랑스에 짓고있는 가구오두막
당신, 집을 지어본 적 있나요. 마음속으로라도 좋아요. 짓는다면 무엇으로 어떻게 짓고 싶은가요. 왜 지었을까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이지요. 당신의 집은 무엇을 끌어안게 될까요. 
그 장소에 드나드는 당신의 사람들은 당신의 집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요. 어떤 마음을 느끼게 될까요.

이 모든질문에 대답해보세요. 그 사이 당신의 집 하나가 대략 손에 잡히며 떠오를거에요.
 
그리고 지금 소개할 작품은 오두막.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한국작가 민예은의 집.

○이 포스팅에서는 민예은이 실제로 지은 집 작품 <Furniture house>와 실제로 짓고싶었으나 현실의 물리법칙가운데는 구현이 어려워 평면에 작업한 <수집> 두 작품을 소개합니다○
작가 민예은이 평면에 지은 집, <수집>

이 작품 <수집>은 2차원 속에 들어간 3차원. 프랑스의 옛 책과 잡지로부터 오려낸 가구 이미지를 동원한 작업.
거울지를 가구 이미지의 외형대로 오려 같이 배치한 꼴라쥬.



= 오래된가구로 집짓기
 

민예은이 2012년부터(10년전부터) 하고 있는 작업하나는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 오두막을 짓는 일. 말그대로 집을 짓는다.

그 지방의 오래된 가구를 데려다가 직접 손수 만드는 그녀의 오두막은 가구 앞면, 가구의 얼굴들이 건물의 외벽이 되어있다. 그러니 오두막 안쪽의 실내 벽은 가구의 뒤편으로 되어 있다.  반대가 된 거다. 실내에 살 적에 뒤편을 안 보여주고 앞편의 얼굴만 보여주던 가구들이 이제는 건물의 벽이 되어 실내에 있는 자에게 얼굴을 안 보여주는 것. 

오래도록 내내 실내 사람들의 모든 일상 비밀을 끌어안으며 갖은 손길로 매만져지던 가구들은 이로써 밖을 향해 내놓아져 다양하게 많은 존재들을 만나게 되었다. 소수의  사람들과만 긴밀하게 그리고 내밀하게 함께하던 가구들은 이제 얼마나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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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아름다움. 이 둘만이 중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삶의 이유이자 내용이자 목적이다. 실은 이들이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을 살게 만드는 절대적인 두가지라 믿는다. 인간은 제 영혼 한 켠에 고귀한 자리를 품고 있는 존엄한 존재라고 또한 믿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보이지 않는 자리들을 손에 만져지도록 구체적으로 탁월하게 설명해내는 일로 내 남은 삶은 살아질 예정이다. 부디 나의 이 삶이 어떤 경로로든 나와 마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살아있게 만들 수 있다면.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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