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3
2022년 9월 15일, 20대 역무원 A 씨가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살해당했다. 앞길 창창한 청년을 죽인 범인은 평소 A 씨를 집요하게 스토킹하던 31세 전 씨였다. 일명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이 매스컴을 타면서 신당역 10번 출구 앞에 피해자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되었다. 시민들은 발길을 멈추고 각자의 언어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미안함, 분노, 안타까움, 슬픔으로 넘실대는 애도의 물결. 낯설지 않은 이 비통함은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그날'의 사건을 상기시켰다.
2016년 5월 17일 새벽 1시, 23세의 한 여성이 서울 강남역 인근의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사건 발생 직후, 충격에 빠진 시민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추모 현장을 찾았다. 그때도 지금처럼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고인을 애도하는 '포스트잇'이 나부꼈다. 그런데 어째 시간이 갈수록 추모의 양상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명백한 '여성 혐오 범죄'는 '정신병에 걸린 일부 남성'의 우발적 범죄로 물타기 되었고, 간혹 젊은 여성이 왜 새벽까지 술집에 있었냐며 피해자를 힐난하는 말들이 들려왔다. 정치 · 문화계의 반응도 가관이었다. 기자들은 입을 모아 '젠더 갈등'이 심화된다며 우려를 표했고, 어느 종편 프로그램에 정치 논객으로 출연한 '전원책'은 '강남역 여성 혐오 살인 사건'이 '여성 혐오'가 아니라며 박박 우겼다. (놀랍게도 해당 사건이 '여성 혐오 범죄'임을 인정한 사람은 '유시민'작가였다.)
"살女주세요. 너는 살아男잖아." 이 모든 소음을 뚫고 단 한 줄의 메시지가 '우리들'의 슬로건이 되었다. 이것은 '묻지마 살인'도, 어쩌다 운이 나빠서 당한 일도 아니었다. 명명백백히 여자라서 죽은 사건이었다. 강남역 살인 사건의 범인 김 씨는 "여자들이 날 무시해서 아무 여성이나 죽이려고 화장실에 숨어 있었다."라고 진술했다. 실제로 김 씨는 당일 오후 11시 40분부터 화장실에 잠복하여 범행 대...
@신승아 감사합니다. 절망 끝에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를 믿고 앞으로 나아갈게요.
그날 현장에 계셨다면 그 울분과 허망함, 괴로움을 절절하게 느끼셨을 듯합니다.
함께 슬퍼하고 울어 준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인데 수업 끝나자마자 추모장소로 달려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주셨다니...
그렇게 하지 못한 제가 새삼 부끄럽습니다.
한참 페미니즘 운동이 들불처럼 타오를 때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여성들이 한국은 답이 없다고 ‘탈조선’만이 답이라고 할 때마다 일편으로는 공감되면서도 마음이 참 답답했어요.
마치 바뀌지 않는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또 누군가는 부조리를 바꾸려고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함께 분노하고, 목소리 높이고 있기에 쉬이 절망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송시무스 님처럼 타인의 죽음에 무덤덤해지지 않기를, 기꺼이 불편함을 느끼는 몸으로 변화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늘 목소리 내주시고 시간 내어 좋은 글 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때 대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추모장소로 달려가 몇 시간 동안 그 자리에 서서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빌었던 기억이 납니다. 단순히 여성이 또 죽었네, 어쩔수 없네, 이게 운명이라고 무덤덤하게 받아드리는 사회가 조금이나마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도 그 몇시간 동안 서서 기도를 했던 마음 속에 들어있었습니다.
부디 다른 남성분들도 여성의 죽음과 혐오범죄에 무덤덤해지고 불편함을
직시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바뀌기를 희망합니다.
@신승아 감사합니다. 절망 끝에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를 믿고 앞으로 나아갈게요.
그날 현장에 계셨다면 그 울분과 허망함, 괴로움을 절절하게 느끼셨을 듯합니다.
함께 슬퍼하고 울어 준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인데 수업 끝나자마자 추모장소로 달려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주셨다니...
그렇게 하지 못한 제가 새삼 부끄럽습니다.
한참 페미니즘 운동이 들불처럼 타오를 때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여성들이 한국은 답이 없다고 ‘탈조선’만이 답이라고 할 때마다 일편으로는 공감되면서도 마음이 참 답답했어요.
마치 바뀌지 않는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또 누군가는 부조리를 바꾸려고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함께 분노하고, 목소리 높이고 있기에 쉬이 절망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송시무스 님처럼 타인의 죽음에 무덤덤해지지 않기를, 기꺼이 불편함을 느끼는 몸으로 변화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늘 목소리 내주시고 시간 내어 좋은 글 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때 대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추모장소로 달려가 몇 시간 동안 그 자리에 서서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빌었던 기억이 납니다. 단순히 여성이 또 죽었네, 어쩔수 없네, 이게 운명이라고 무덤덤하게 받아드리는 사회가 조금이나마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도 그 몇시간 동안 서서 기도를 했던 마음 속에 들어있었습니다.
부디 다른 남성분들도 여성의 죽음과 혐오범죄에 무덤덤해지고 불편함을
직시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바뀌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