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의 계절
2024/03/28
열망
파스타 소스를 잔뜩 만들었는데 면이 없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리조또로의 전향을 준비하던 중, 팬트리 구석에서 발견한 라자냐 파스타.
하나 꺼내서 쥐어보니 자꾸만 반대편 손바닥을 착착 때리고 싶은 열망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열망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위댄스'가 생각난다. 그 친구들 노래 중에 '열망 하나 보고 가요. 그저 하고 싶다는'으로 시작되는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랠 듣고 있자면
열망
그저
하고
싶다
모른다
의 순환이 프랙털을 그리며 번져 나간다. 물론 내 귀에 그렇다는 말이고 그들이 그런 의도로 썼을 리는 만무하다. 만무했으면 한다.
흥얼흥얼 솟아오른 열망에 힘입어 라자냐를 한 입 크기로 툭툭 부수기 시작했다. 적당한 두께감이 주는 손맛, 낙하하며 반구형 스테인리스 볼을 때리는 소리가 상상치 못한 쾌감을 일으켰다. 막판엔 더 부술 게 없어 조금 슬플 지경이었다.
끓는 물에 넣고 한참을 기다렸지만 자꾸만 짱짱한 라자냐. ‘아니, 뭐 이렇게 안 익어?' 하는 생각이 확 솟구치고 나서야 비로소 소스와 비벼져도 괜찮다는 신호를 건네받았다.
일본 크림시츄(크림스튜) 베이스에 샤프체다, 그뤼에...
"가끔 요리를 망치는 날은 재료에 면목이 없어서 끝까지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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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글쓰다 망치면 단어들에 면목이 없어서 끝까지 쓰지요
&
"바닥을 쓰다듬어 주는" 꿈에 만난 철인 (나도) 만나보고 시프요~~~^&^
안나의 계절에 꽃이 지고, 사과가 왔다...👍
"가끔 요리를 망치는 날은 재료에 면목이 없어서 끝까지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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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글쓰다 망치면 단어들에 면목이 없어서 끝까지 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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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쓰다듬어 주는" 꿈에 만난 철인 (나도) 만나보고 시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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