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웨이 부인을 읽고 - 음악으로서의 삶, 지향으로서의 자연-예술
2024/03/25
버지니아 울프는 1882년에 태어나서 1941년에 자살했다. 장아이링이나 박경리보다 40살 안팎으로 연상이고, 히구치 이치요보다 10살 어리다. 자살할 때 이미 환갑의 연로한 노인이었다. 1914년에 1차대전이 있었으니 서른 두 살부터 서른 일곱 살까지 전쟁의 시절을 살았다. 30대의 한복판을 전쟁으로 보낸 것이다. 전쟁의 한 가운데에서 문필가의 커리어가 어떻게 제 궤도에 오를 수 있을까. 작품을 쓰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의 진정한 커리어는 전후에 시작된다. 델러웨이 부인(1925)을 시작으로 등대로(1927), 올란도(1928), 자기만의 방(1929). 2년이나 1년 간격으로, 오늘날의 버지니아 울프를 만든 대표작을 쏟아낸 시기다. 역사적으로는 전간기라고 부르지만, 이런 의미에서는 전후문학이다.
그런데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서 조금 찾아보다 보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게, 어디에나 이 사람이 남편에게 남긴 유서가 노출되어 있다. 심지어 그 유명한 “여자가 소설을 쓰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는 문장보다도 더 많이, “Tuesday,”하고 시작되는 유서가 나무위키에도, 막스 리히터의 음악에도, 영화 디 아워스에도 노출되어 있다. 이 사적인 글이 없으면 이 작가가 평생 그린 세계의 정수를 설명할 수 없다는 듯이. 관음증과 예술가의 작품이 아닌 삶에 대한 숭배가 뒤섞여 있다.
내가 댈러웨이 부인에서 가장 먼저 직감한 것은 그 두드러진 음악성이었다.
What a lark!
What a plunge!
For so it had always seemed to her,
When, with a little squeak of the hinges,
Which she could hear now,
She had burst open the French windows
And plunged at Bourton into the open air
How fresh,
How calm,
Stiller than this of course,
The air was in the early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