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2
라이뷰
학교 폭력, 해결할 수 있을까?
“피해자들의 연대와 가해자들의 연대는 어느 쪽이 더 견고할까”
- 드라마 <더 글로리> 대사 중에서
최근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단연 최고의 화제는 ‘학교 폭력’과 ‘사이비 종교’이다. 대통령이 임명한 국가수사본부장의 아들이 학폭 가해자로 드러났다. 학폭위가 열려 강제전학 조치가 취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고위직 검사 아버지가 자신의 법지식과 사회적 배경을 이용해 처벌을 무력화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전 국민이 분노했다. 더해 주목받고 있는 드라마 <더 글로리>는 공교롭게도 끔찍한 학폭 피해를 당한 주인공이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다. 어느 때보다 학교 폭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을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신이 배반한 사람들>도 반응이 뜨겁다. 여기서는 한국의 대표적 사이비 종교였던 JMS(정명석), 오대양(박순자), 아가동산(김기순), 만민중앙교회(이재록)의 악행을 고발하고 있다. 살아남은 피해자들이 교주와 그 일당들에게 당한 성폭행과 금전강탈, 노동착취 등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새삼 사이비 종교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사람이 늘었다.
학교 폭력과 사이비 종교가 난데없이 드러난 문제는 아니다. <PD수첩>이나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방송에서도 이미 수차례 다룬 바 있다. 수십 년 전부터 학교 폭력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였다. 지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사이비 종교들 역시 100년 전 등장했던 ‘백백교’를 그 기원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 해악을 끼쳐왔다. 학교 폭력과 사이비 종교는 그간 아무리 없애려 해도 뿌리가 깊게 박힌 잡초처럼...
@mare8099 여론재판을 불러온 역작용들이 거세서 그렇게 된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계할 부분과 밀고나갈 부분을 구분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넷의 개방성이 음지에서 자행되던 야만을 수면 위로 드러내게 한다는 점에서 분명 그 순기능을 부인할 수 없겠으나, 다른 한편 법치 아래 그 행동의 무게감에 맞게 단죄돼야 할 것들이 인터넷이나 미디어에 의해 여론재판으로 선행되는 것들이 마냥 좋은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봐야 할 대목인 듯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동영 사과하면 잘못을 인정하는 거고, 버티면 법적 수단으로 방어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유전자 자체에 사과가 안들어있지 않나 싶습니다.
피해자가 용서를 구걸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요. 피해자들은 대부분 원하는 것이 진심어린 사과인데 가해자들은 그게 그렇게 힘든가 봅니다.
@이동영 온라인 왕따가 요즘 주된 추세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달라진 문화와 세태들이 나쁜쪽을 꼭 포함하는 것 같아 걱정이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물리적 폭력 뿐 아니라 요새 아이들의 온라인 sns 단체방 에서의 따돌림 왕따도 심각한거 같습니다. 아직 이슈화 되지는 않았지만 학교에서 많이 문제가 되는거 같습니다. 순기능 보다 악한 기능들이 더 발전하는거 같네요
@칭징저 감사합니다.
정말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저도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보며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rebecca.ch 네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현실이 더 냉혹한 법이죠.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 저럴 수가 있을까 하다가… 실제로는 더한 일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인기 드라마에서 끝나는게 아닌 몇몇의 학폭가해자들이라도 스스로를 반성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청자몽 피해사실을 외부로 알리는 일이 어쩌면 가장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일테고, 허물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들끼리 믿고 힘을 합치는 일은 숭고한 일이겠습니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지옥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을 내보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가해자의 연대와 피해자의 연대. 어느 쪽이 더 쎌까요.
모이자 그랬어야 할까? 하다가, 이번 저의 학폭 비스므레한 사건의 진행과정도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 우리만 괴로운게 아니구나.
- 그런데 이런 일까지는 모르네.
@강부원 글을 보면서, 다시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두툼하게 꺼내입고 따뜻한 한주 되세요. 겨울이 집에 그냥 가기 아쉬웠나 봅니다.
정말 저럴 수가 있을까 하다가… 실제로는 더한 일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인기 드라마에서 끝나는게 아닌 몇몇의 학폭가해자들이라도 스스로를 반성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도 최근 몇년동안 가장 몰입해서 봤던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단순히 복수의 청량감에 젖어 이야기의 흐름을 쫓으며 그 재미만을 즐길 것이 아니라, 이런 사적 제재와 복수를 다룬 이야기가 왜 끊임없이 대중에게 (탐욕스럽게) 소비되는지 생각해봐야겠지요.
언젠가부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우리 아이가 혹시라도 괴롭힘 당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보다 '우리 아이가 혹시라도 다른 아이를 괴롭히면 어쩌지?'하는 걱정을 할때 모골이 송연해지는 기분입니다.
집단적 괴롭힘이라는 말이 영원히 사라지기를 바랄 뿐이네요.
시의 적절한 글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지킬게 있는 사람들은 한덩리가 잘 되지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만 남은 피해자 연대에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진위 여부를 알 수는 없으나 인터넷의 널리 알려진 퍼거슨 경의 말 "SNS는 인생의 낭비다"가 예외로 적용되는 부분이 작가님의 이번 글에 해당하는 피해자의 연대라고 생각합니다. SNS가 있었기에 누군가의 용기가 하나로 그치지 않고 수많은 응원과 격려, 나아가 다른 피해자들의 용기를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나뭇가지는 약하지만 모이면 강하다는 우리네 옛 속담의 말처럼 여러 피해자들의 작지만 큰 외침이 모여 부디 안심하고 살고 있는 가해자들에게 큰 회초리로 여겨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최서우 그간 짐승 혹은 비겁한 방관자였던 인간의 본질을 인정하고 시작하는 게 최선의 방법 같습니다. 이번이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전 사회가 지금처럼 이 문제들에 관심을 많이 내보인적이 그렇게 흔한 경우가 아니니까요. 최서우님도 깊이 빠져 보신 것 같은데 우리 함께 힘내서 피해자들에게 응원을 보냅시다. 댓글 남겨주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주말 동안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드라마 글로리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래 잠을 이루지 못 했습니다. 월요일을 위해 자야하는 데도 말이지요. 분석이나 이런 걸 할 깜냥은 못 되고 제가 본 드라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경란이었습니다. 동은을 외면했던 친구, 동은이 없어지자 새로운 피해자가 되었던 친구, 평생 그들 곁에서 숨 죽이고 사는 친구, 마지막까지 무서움에 벌벌 떨던 그 친구 말입니다. 그녀야말로 많은 피해자의 얼굴이 아닐까 싶어서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가해자(권력)의 연대 무섭네요
@박 스테파노 연대만큼 흔한 말도 없지만,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요. 폭력론의 철학을 바탕으로 논리 전개하신 글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저는 그저 추상적인 단상 수준이라 많이 민망합니다. 읽고 의견 나눠주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