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찾기 연재> 10. 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

유창선
유창선 인증된 계정 · 칼럼니스트
2023/11/18

나이 들어서도 설레일 수 있는 삶을 위해

사람은 세월이 지나면 누구나 나이가 들어 몸과 마음의 노화 현상을 겪게 된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인생의 사이클이다. 필자의 나이도 몇 해전에 60을 넘어섰다. 그 뒤로는 책을 내고 언론과 저자 인터뷰를 하면 기사에 내 나이가 괄호 안에 나오는데, 글쎄 60이 넘은 숫자가 표기되곤 하는 것이다. 나는 그 이전까지 내가 60대가 되는 일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내 나이를 밝히는 숫자가 그렇게 생소할 수 없었다. 자신의 나이를 숫자로 받아들이는 데는 심리적 적응이 필요했다.
사진=pexels
지난 해에 십수년 만에 이사를 했다. 이사짐들을 정리하다가 옛날 사진이 담긴 앨범들을 정말 오랜만에 꺼내서 들여다 보았다. 앨범을 펼치니 10살도 되지 않은 내가 강아지를 껴안고 사진 속에 있었다. 어린 시절의 모습이 제법 귀엽게 느껴졌다. 이제는 변색된 사진 속의 어린 내 모습이 아직도 자연스럽게 느껴지건만, 어느덧 나이는 60이 넘었음을 마음으로부터 순순히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되었다.

“청춘이란 마음의 젊음이다. 신념과 희망에 넘치고 용기에 넘쳐 나날을 새롭게 활동하는 한 청춘은 영원히 그대의 것”이라는 사무엘 올만의 말이 있다. 그렇게 젊음은 희망이고 용기이다. 그러니 그 시절이 끝나고 나이가 들고 늙어간다는 것은, 다시는 청춘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인간에게는 슬픈 현실이다.

폴 고갱의 그림을 봐도 그렇다. 고갱의 대표작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는 인생의 경로가 그려져 있다. 그림의 시작인 가장 오른쪽에는 조용히 잠들어 있는 아기와 젊은 세 여인이 있다. 이어서 그림의 중앙에는 두 팔을 올려 과일을 따고 있는 젊은이, 과일을 먹고 있는 여성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림이 끝나는 가장 왼쪽에는 죽음을 기다리는 듯이 고통과 절망에 찌든 모습으로 앉아 있는 노파가 있다. 고갱은 인간이 태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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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시사평론을 했습니다. 뇌종양 수술을 하고 긴 투병의 시간을 거친 이후로 인생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 문화예술과 인생에 대한 글쓰기도 많이 합니다. 서울신문, 아시아경제,아주경제,시사저널,주간한국, 여성신문,신동아,폴리뉴스에 칼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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