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진보 정당인가, 아닌가?라고 묻는다면 사람마다 대답이 다를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지형에서 민주당이 당헌당규로 추구하는 가치는 일부 진보적이다. 적어도 당에서 내세운 대통령 후보가 ‘페미니스트 선언’을 말로나마 해서 ‘가치’를 선점하는 게 어떤 의미를 아는 당이기는 하다는 뜻이다. 그렇게 진보적 가치를 가진 이들의 표를 결집시켰다가 정권을 잡고 나면 어김없이 배신하는 게 그들의 패턴이긴 하지만.
이런 정당이 ‘안티페미 코인’에 올라탔다. 민주당이 다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들이 뽑은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그 노선을 걷기 시작했으니, 당원이라면 안 따라갈 도리는 없다. 즉, 민주당의 노선은 2030 남성의 표를 받는 방향으로 잡힌 것이다. 다급한 듯하다. 후보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작성된 정제되지 않은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일독을 권할 정도이니.
충격을 받았을 거다. 200만 명이 넘는 선거인단의 선택을 받은 여당 후보보다 100만명도 안 되는 선거인단의 선택을 받은 야당 후보가 전체 국민의 지지율 10%차로 앞서나가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서 위기감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아아, 그런데 그 표차를 줄이기 위해 선택한 게, ‘안티 페미니즘’라니. 그들이 생각했다는 표계산이라는 게 너무 훤히 보이는데, 그 계산조차 너무 조악해 황당할 뿐이다. “이들은 덧셈 뺄셈도 못하나?”
1. 2030 남성의 표심은 이미 결정됐다
이번 선거는 누가 뭐래도 ‘부동층’을 노리는 선거다.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고 말한 만큼 아직 어느 한쪽으로 마음을 준 사람들이 없다는 뜻이다. 이 부동층이 가장 큰 쪽은 2030 여성이다. 시작은 윤석열이었다. ‘결혼’ 운운한 헛소리부터 ‘쩍벌’까지 2030 여성이 싫어할 말과 행동만 골라서 했다. 이재명은 ‘여혐 발언’이 과거부터 쌓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