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에 속은 건보공단, 살인미수 피해자에게 ‘독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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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4
2014년 2월, 한국을 넘어 UN까지 분노하게 만든 염전노예 사건. 인간 이하의 노동을 감내하며 하얀 소금을 생산하던 그 ‘솔트맨’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사건 직후 많은 사람이 분노했지만, 분노와 슬픔이 가라앉은 이후의 일까지 챙기는 사람은 적었다. 당시 경찰이 섬에서 데리고 나온 염전노동자는 약 400명. 이들은 금방 소리 없이 흩어졌고, 일부는 다시 아무도 찾지 않는 존재가 됐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이들을 찾고 싶었다. 사라졌으되 아무도 찾지 않은 사람을 찾아가는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이 기사는 쓰지 않으려 했다. 문제가 바로잡히면, 그러니까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살인미수 피해자에게 잘못 징수한 돈만 돌려주면 되는 일이라 여겼다.

내가 순진했다. 사건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사람을 죽여본 사람. 경찰을 속여, 살인사건으로는 하루도 처벌받지 않은 그가 건보공단 하나 농락하는 건 쌀로 밥 짓기만큼 쉬웠다.

인신매매, 노예노동, 폭행, 임금체불, 살인, 살인미수…. 나쁜 짓만 골라 한 듯한 그는 문제를 복잡하게 꼬아놨다.

이번 이야기는 A4 용지 한 장 남짓한 **‘납부 독촉장’**에서 출발한다.

천일염으로 유명한 섬에서 노예로 20년을 산 이근만(가명, 1961년생)은 광주 북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 국가는 기초생활수급자인 그에게 매달 약 55만 원을 준다. 이게 이근만 수입의 전부다.

이근만의 임대아파트에 지난해 11월 18일 건보공단이 보낸 ‘기타징수금 납부 독촉장’이 도착했다. 그가 납부할 금액은 297만 8500원. 이근만이 기초생활수급비를 한 푼도 쓰지 않고 6개월을 모아야 납부할 수 있는 거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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