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은둔형외톨이가 되었을까? -2

조제
조제 · 예술가
2023/03/04
나를 울린 말, “우리는 조제님이 더 중요해요”     

그렇게 계속 이어지던 은둔형 외톨이 상태는 전혀 다른 계기로 깨어지게 되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혼자 방 안에서만 있었던 어느 날 갑자기 제가 괴물로 변하는 환촉과 환시가 생긴 것입니다. 그건 너무 생생하게 현실로 느껴져 너무 무서운 것들이었습니다. 그런 느낌이 24시간 쉬지 않고 제게 나타나 저는 너무 무섭고 괴로워서 침대에서 떼굴떼굴 구르면서 비명을 지르곤 했습니다. 아무리 인터넷을 해봐도 그 끔찍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며칠을 그렇게 시달리던 전 진짜 무섭고 죽을 것 같아 인터넷을 검색해 어떤 상담센터에 가게 되었습니다. 왜 병원에 가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정신과에 가본 적이 없어서 바로 가기엔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검색을 통해 찾아낸 상담센터는 꽤 실력이 좋은 곳이어서 저를 검사하더니 사람과 접촉하는 게 필요하다며 저를 그 센터에서 운영하던 집단상담에 집어넣었습니다. 저는 왜 날 이런 모임을 하라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며칠간 이어진 집단상담의 경험을 제게 아주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집단상담이라는 것은 상담사를 지도자로 해서 사람들끼리 밖에서는 말 못하는 솔직한 말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심리적 치료효과가 있길 기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때 제게는 사람과의 접촉 자체가 너무 희박했기에 효과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무 말이나 해서 상처를 줄 수 있는 밖의 환경과 달리 이곳에서는 서로를 배려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느껴졌습니다. 저의 환촉과 환시는 그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서 놀랍게도 바로 사라졌습니다. 인간이 그때 나의 치료약이었던 것입니다.

사람들과 솔직하게 말을 해보지 못 했던 저는 그 집단에서 더듬더듬 내 마음을 말하기 시작했는데 그럴수록 사람들을 엄청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지지해주는 말을 해줬습니다. 그 경험을 마음속에 마치 링거 주사를 맞은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무섭고 불안하고 초초하고 우울하던 마음이 그 집단상담에만 갔다 오면 생기발랄하게 살아났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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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친족성폭력 생존자입니다. 오랜 노력 끝에 평온을 찾고 그 여정 중 알게 된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로 희망과 치유에 대해서. '엄마아빠재판소', '살아있으니까 귀여워'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은둔형 외톨이의 방구석 표류일기'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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