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행군과 뿌리없는 세계 - 비전향장기수를 다룬 소설의 특징

말랑파워
말랑파워 · 나는야 용소야 나만의 길을 가련다
2024/02/07
고난의 행군 당시 북한 선전 문구(통일미디어)

고난의 행군과 뿌리없는 세계 - 비전향장기수를 다룬 소설의 특징

비전향장기수 주제 소설 54편의 일반적 특질은 크게 네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첫째 ‘고난의 행군’을 마치고 귀환한 영웅 ‘비전향장기수’를 원형 인물로 삼고 있다. 둘째 수기에서 발견되는 다섯 개의 모티프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식민지 시기에서부터 해방기, 한국전쟁기, 빨치산 활동시기, 수감시기, 귀환시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시공간을 포함하고 있다. 셋째 일정한 목적의식, 권위적인 서술자, 반복적인 담론, 특정한 인물 범주(hero, donor, helper, opponent) 등의 특질을 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슐레이만(Suleiman)이 말하는 ‘로망 아 떼제(Roman à thèse, 주제소설)’와 유사하다. 넷째 ‘뿌리 없음’에 반대되는 ‘소속감’을 강조하거나 인간의 품성, 특히 도덕적 의미에서의 인간성을 주된 화두로 삼아 특정 담론을 생산해내는 등 이들 소설은 일면 ‘인민주의적 성향’을 드러낸다. 

아울러 비전향장기수 주제 소설들을 총괄해보면,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박정희 정권 시기’라 할 1960-70년대가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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