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독송으로 삶의 지혜를 얻다 [나의 삶 나의 불교: 불교평론2023여름호]

나반의 정원
나반의 정원 · 정치학과 국제 관계 및 불교에 관심
2023/06/07
불교평론, 2023년 여름호, 책 표지
금강경 독송으로 삶의 지혜를 얻다
[나의 삶 나의 불교: 불교평론2023여름호] 

정천구 (전 영산대학교 총장)
   
[불교 입문]

내가 태어나서 자라난 시대는 전반적으로 향학열이 높았다. 그때 유행한 노래 중 하나가 “젊은이는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룩하기가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볍게 보내지 말라(少年은 易老하고 學難成하니 一寸光陰이 不可輕이라)”는 노래였다. 나의 부모님도 열성적이셨다. 서울에서 6.25 때 낙향하여 사시면서 나를 중학교부터 서울로 유학(?)을 보내셨다.
   
나도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여 열심히 공부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불교를 접하게 되었다. 나는 부모님을 따라 가끔 절에 갔지만, 의식적으로 종교를 불교로 선택한 건 체신고등학교 2학년 때다. 불교학생회가 생겨 거기 가입하고서다. 한번은 모임에 동국대학교 대학원생이 초청 강사로 나왔다. 인상 갚은 강의로 기억된다. 관음회(당시 대표 김상봉)에서 활동하던 윤영흠 법사였다.

사람들이 세상을 인식하는 것은 동물원에서 원숭이들이 각자 문틈을 통해서 보는 세상과 같다. 재 각기 저기가 보는 창을 통해 세상의 한 면만 본다. 그러나 부처님 같이 깨달은 분은 동물원을 벗어나 전체적으로 우주를 보는 것이라는 설명이 마음에 다가왔다.
   
졸업 후에는 관비(官費) 생이라 의무적으로 체신부에 근무해야 했다. 기계과라 전화국에 배치되었다. 그러나 불교를 접하고부터 나는 기계공학보다 철학, 역사, 정치 등 인문학에 관심이 있음을 알았다.

졸업 후 나는 조계사에 다니게 되었다. 오계를 지키는 불교도가 되려고 노력하였다. 거기서 여러 불교도를 만났다. 청년회의 전신 비슷한 단체에 소속되었는데 법회 때마다 김한천 거사, 이종익 교수 등 유명 불교 인사를 초빙하여 법문을 들었다. 법운 이종익 박사를 모시고 명산대찰을 찾아다니며 야외법회도 했다. 회원들 간의 친목도 다지고 불교 공부도 열심히 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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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국제 정치학과 정치 철학, 그리고 남북한 관계와 중국 문제를 연구하고 강의하였으며 대학 총장을 역임하였다. 금강경 연구, 원효와 백성욱 박사에 관한 논문을 쓴 불교 연구자이다. 본명은 정천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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