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임윤찬 없이도 매진된 클래식 공연

허명현
허명현 인증된 계정 · 공연장에 있는 사람
2023/06/10
6월 9일 서울시향 정기공연은 왜 매진되었을까

연주자체보다도 그 현상이 더 궁금했다. 주변에서 끝내 예매하지 못한 지인들은 ‘뭔데 이 공연 매진이에요?’, ‘진짜 영화 때문이에요?’ 라고 많이들 투덜댔다. 다른 장르의 팬들은 그깟 매진이 뭐가 대수냐고 할 수 있지만, 클래식 공연이 매진되는 경우는 정말 손에 꼽는다. 조성진과 임윤찬이 출연하는 공연이 아니면 매진 소식을 (거의) 듣지 못한다.
2023년 6월 9일 서울시향 정기공연
우선 출연진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이제 막 한국에 데뷔한 지휘자 안야 빌마이어는 인지도가 높지 않다. 지휘자 때문에 티켓이 많이 팔렸을리는 없다. 협연자인 로자코비치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블랙핑크와의 협업 소식도 들렸지만, 그런거 클래식 수요 늘어나는데 어림도 없다. 또 작년 로자코비치의 리사이틀 당시 객석이 많이 비어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서울시향 매진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치진 않았을 것 같다. 
   
그렇다면 진짜 말러 교향곡 5번 때문에 매진일까? 작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말러 교향곡 5번이 등장했다. 너무 적절한 타이밍에 아다지에토 악장이 나와서, 이젠 음악을 들을 때마다 나도 ‘헤어질 결심’의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새로운 수요를 견인할만한 아름다운 음악이긴 하다. 게다가 올 초 KBS교향악단의 말러 교향곡 5번도 매진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티켓이 팔렸다. 분명 영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지휘자 타르의 추락기를 그린 영화 '타르'가  말러 교향곡 5번과 함께 했다. 이런 것들이 분명 영향을 주긴 했을 거다.
영화 '헤어질 결심' 포스터

거기에 서울시향의 공연으로 클래식 팬들이 유독 모인 것도 한몫 했다. 완전히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었다기보다, 이 점이 가장 크다. 같은 날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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