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고 싶은 것들을 지키며 살 수 있기를, <성적표의 김민영>

홍수정 영화평론가
홍수정 영화평론가 인증된 계정 · 내 맘대로 쓸거야. 영화글.
2023/01/22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성적표의 김민영> 스틸컷
좋은 영화는 평자를 난감하게 만든다. 기존의 언어로 규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적표의 김민영>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가 그리는 순간들은 분명 익숙한데, 그렇다고 뭐라 꼬집어 정의하기가 어렵다. 입 안에서 맴돌다 사라지는 말들.

사실 영화의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다.
고등학생 시절 함께 삼행시를 짓고 놀았던 정희(김주아), 민영(윤아정), 수산자(손다현). 그러나 수능이 끝나자 셋이 가는 길은 조금씩 달라진다. 정희는 대학에 가지 않고 테니스 코트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민영은 지방 대학에 입학하고, 수산자는 유학을 간다. 세 친구들이 노는 방식, 하루를 보내는 방식은 조금씩 달라진다.

정희는 하고 싶은 것들을 계속한다.
알바하는 테니스 코트의 전단물을 만들어본다. 그곳에서 파는 팥빙수도 직접 만들어본다(엉망진창이다). 우엉차 음료에, 양파 모양 과자를 곁들여 먹는다. 교수님께 성적을 올려달라고 조르는 메일을 쓰느라 바쁜 민영 옆에서 떡볶이도 먹는다. 친구들과 제주도를 단 5분 동안 구경하는 상상도 한다. 그저 꾸준히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정희의 모습은 무덤덤하기도, 씩씩하기도, 평온하기도 하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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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 영화잡지사에서 영화평론가로 등단. 영화, 시리즈, 유튜브. 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씁니다. INF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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