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소풍06
2023/02/11
재재나무 님의 글을 읽다 보니, 가슴이 차분하게 가라앉습니다.
먹먹한 울림과 함께, 제가 가진 미나리 무침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11년 전에 할머니를 잃었습니다.  할머니는 저희 집에서 20년 정도 함께 사셨으니
제가 성인이 되고 난 후 겪었던 모든 삶의 장면에는 항상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평생 뼈 빠지게 고생하시며, 도박과 술에 빠진 남편을 뒷바라지 하셨고
남편을 떠나 보내고는 4명의 딸 집을 전전하시며 손녀들을 키우셨습니다.
그러다 막내 고모의 딸까지 모든 손녀들이 학교에 들어가는 나이가 되자
마침내 저희 집으로 오셨었죠.
저는 고모들이 할머니가 필요 없어지자 버린 것 같아 참 미웠습니다. 아니, 싫었습니다.

저희 아빠가 장손이시고, 아이를 일찍 낳으셨기에 저희 집에는 할머니가 돌봐야 할
아이들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자신의 아들인 저희 아빠와
아빠의 자식인 저희 삼 남매를 또 다시 헌신적으로 돌보셨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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