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가방 줬다

조제
조제 · 예술가
2023/02/27
우리 엄마는 냉정한 엄마였어.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고 아주 늦게서야 우리는 화해 비슷한 걸 했지.

오늘 엄마가 전화하다 지나가는 말로 핸드백이 마땅치 않다고 하는데 내가 가방을 사준적이 없잖아. 새로 사주면 좋겠지만 지금 내가 돈이 없으니까 사놓고 아끼면서 안 쓴 조금 비싼 가방 엄마 주기로 했어. 괜찮다고 하면서도 엄마 좋아하더라. 찰스 앤 키스 가방이야. 이쁘지?
좀더 좋은 브랜드 새로 사주면 좋겠지만... 엄마 가방 새로 사주고 싶다. 그래도 연세 많아서 언제까지 살지도 모르니까 일단 이것부터 주자. 나도 뭐 언제까지 살지 모르는데 뒷날을 기약하지 말자.

가족들이 다 불이 나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소녀는 커서 이런저런 끝에 얼추 화해했다. 억지로 한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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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친족성폭력 생존자입니다. 오랜 노력 끝에 평온을 찾고 그 여정 중 알게 된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로 희망과 치유에 대해서. '엄마아빠재판소', '살아있으니까 귀여워'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은둔형 외톨이의 방구석 표류일기'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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