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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china21 · 사마천 ‘史记’ 연구자
2023/12/28
글쓴이가 몸 담고 있는 한국사마천학회 회원분들이 2023년 올 한 해를 대변하는 고사성어를 추천했다. 이 중 아홉 개를 선정하여 그 내용과 의미를 덧붙여 보았다. 몇 차례 걸쳐 이를 소개한다.

자기들끼리 치고 박고 싸운다 ‘자가당착(自家撞着)’
‘자가당착’은 제 스스로, 또는 자기들끼리 부딪치기도 하고 붙기도 한다는 뜻의 성어로, 한 사람이나 한 집단의 말과 행동이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을 비유한다. ‘자가당착(自家撞著)’으로도 쓴다.
스스로 싸우기도 하고 붙기도 하는 꼴이 대체 어떤 모습일까? 그래서 모순된 상황을 표현하는 말이 되었다. 집 ‘가(家)’는 무생물인 집을 뜻하기도 하지만 사람이나 집단을 가리키기도 한다. 당(撞)은 ‘치다, 두드리다, 부딪치다’와 같은 의미를 갖는데, 스포츠의 하나인 당구(撞球)에 쓰인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뜻의 대표적인 표현인  모순(矛盾)이 비슷한 뜻의 단어다. 출처는 《선림유취(禪林類聚)》 <간경문(看經文)>의 “자기 머리를 돌려 자기 머리와 부딪히고 막히다(회두당착자가저回頭撞著自家底).”라는 대목이다.
간신들은 아니다 싶으면 잡았던 손을 서슴없이 뿌리치고 자기들끼리 싸운다. ‘자가당착’은 물론 서로를 속이는 것도 기본이다. 이를 ‘이우아사(爾虞我詐)’라 한다. “너도 속이고 나도 속이다”는 뜻이다. ‘이우아사’는 《좌전》 선공(宣公) 15년(기원전 594년) 조에 보이는 내용을 네 글자로 압축한 것이다.
권력의 우두머리인 ‘권간(權奸)’과 이에 빌붙은 ‘언간’이 ‘이우아사’와 ‘자가당착’에 빠진 지 한참이다. 무슨 짓을 해도 핥아주고 띄워주다가 이제 자기들끼리 치고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수천 년 역사를 돌아보면 장성(長城)이 외적의 공격을 받아 밖에서 무너진 경우는 드물었다. 대부분 안에서 무너졌지. 장성 곳곳이 무너지고 있다.
온갖 간신 부류가 떼거지로 몰려나왔다. 역사상 이렇게 총체적으로 간신현상이 드러난 경우는 없었다. 이참에 확실하게 청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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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 공부를 통해 중국 역사 문화와 중국 중국인을 좀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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