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무채색의 향연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2/25
어젠 웬일인지 눈이 오지 않았다.
하늘엔 짙은 구름이 잔뜩 덮혀 꼼짝도 하지 않았고 땅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지만 그래도 눈이 그친 것 만으로도 감사했다. 잠시 눈이 그친 틈을 타 택배도 찾아오고 포크레인 수리도 할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오늘은 일요일이니 성당에도 갈 수 있겠고 그보다 더 설레는 건 내가 신청한 4번째 책이 도서관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은 터라 눈이 그친게 더없이 고마웠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성당 갈 준비를 하려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방문을 딱 여는 순간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이란....
온통 하얗다.
땅도 하늘도 산도 나무도 전부 하얗다.
하얀 것도 모자라 여전히 눈이 안개처럼 내리고 있다. 어느게 길이고 어느게 마당인지 모두 눈에 덮혀 분간이 안된다. 안개눈 땜에 먼 산들도 회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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