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의 계보 ② : 에혼(絵本)과 카시혼야(貸本屋)

박인하
박인하 인증된 계정 · 만화평론가, 만화연구자
2024/01/15
이에야스(*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이 거리를 만든 지 100년 정도 사이에, 인구는 1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증가하고, 그 무렵 87만 명이었던 런던이나 54만이었던 파리, 25만 명이었던 빈, 그리고 25만 명이었던 모스크바, 17만 명이었던 베를린을 능가하는 대도시가 되었습니다. 17세기부터 19세기 중반에 걸쳐 도쿄는 세계 최대의 도시였습니다. (쓰루미 슌스케, 김문환 옮김 <전후 일본의 대중문화(1945-1980)>, 소화, 2010, p.95.)

1590년 일본을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에도에 바쿠후를 세웠다. 처음에는 작은 어촌 도시였던 에도는 위에 인용한 글처럼 100년이 지난 후 대도시로 성장했다. 대도시에도 인구의 "절반 가량이 사무라이"였는데, 평화시대인 에도 시대에 이들은 대부분 관리로 활동했다. 커다란 대도시인만큼 사무라이로 대표되는 관리, 그리고 다양한 상업에 종사하는 상인들이 에도 거리를 메웠고, 거리거리에 다양한 대중문화가 등장하게 되었다.

쓰루미 슌스케는 <전후 일본의 대중문화>에서 데라카도 세이켄의 <에도 번창기>(1832)라는 책을 인용하여 구제미를 받는 가난한 사람들이 단골 가부키 배우가 오사카로 가는 전별금을 낸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들의 직업은 거리를 떠돌며 두부나 생선을 파는 가난한 행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직업에 종사하면서도 그들은 극장에 단골 배우가 있었고 (중략) 당시에 유행을 만드는 사람들은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왔지, 높은 신분의 사무라이든가 돈 있는 상인들 사이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습니다."라고 에도의 대중문화를 소개한다. (p.97.)

도시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살면서 중산층 문화는 점차 서민들에게 확산되고, 서민들이 유행을 만들게 되었다. 서민들이 즐기는 에도 문화의 중심에 책이 있었다.  '망가의 계보 ①'에서 에도 시대에 "취미로서의 책 제작이 아니라 기업으로서 책을 만들어 판매하는 출판업=서점(本屋)이 등장함으로써 비로소 많은 사람들에게 지를 공유할 수 있는 조건이 열린...
박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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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한국만화, 일본만화, 웹툰, 그래픽노블 등)를 좋아합니다. 보고, 연구하고, 글을 씁니다. 2020년부터 서울웹툰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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