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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SO] <D.P.>의 배우 조현철, 이번엔 연출까지?
2023/11/21
안녕하세요, 얼룩커 여러분.
11월 '질문받SO'의 화자로
영화 <너와 나>를 연출한 조현철 감독을 초대했습니다.
사실 여러분들은 넷플릭스 시리즈 <D.P.>의 배우로 더 익숙할 거 같은데요.
이번엔 감독 조현철로 <얼룩소>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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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 @안산역 아홉시반
두 분께서는 얼룩소 가입한 이메일 확인해주세요 :)
수상소감이나 GV에서나 너무 무서워하지 말라고 직접 말해주셨을 때, 위로라는 말로 담을 수 없을 만큼 따뜻한 마음을 느꼈어요. 감독님의 작품이나 연기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아주 다른 상황을 보여주는데도 나만 혼자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어떤 느낌이 느껴져요. 꼭 시를 읽을 때처럼요. 내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궁금해지는 몇 안 되는 사람과 이야기 중에 당신이 계세요.
혹시 촬영차 제주도에 종종 가신다면, 오조리에 있는 오조 해녀의집이라는 전복죽 집을 추천드려요. 근처에 있는 오조리포구도 성산일출봉이 물에 비치는 모습이 아름다운 곳이에요. 최대한 아프지 마시고 맛있는 걸 진짜 맛있게 드시는 순간이 많으시기를 바라요!
감독님이 답변해주시는거 하나하니씩 질문읽어보고 답변 읽어보고 하는데 이것도 정말 새로운 느낌이에요 ㅎㅋㅎㅋ 감독님께선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아가며 살아가시는 것 같아 부럽기도 해요. 감독님께선 이런 이야기들을 그냥 다 기억하시는건지(?) 아니면 그때그때마다 몰스킨노트에 기록하시는지 궁금하네욤
저도 제 삶에도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다 까먹은 것 같아 앞으로는 좀 기록해보려고 해요
@bresson77 2번에 대해서만 답변드릴게요!
그냥 최근에 제가 신경쓰고 있는 목록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1. 빅토르 에리세 <벌집의 정령>
2. 고 이강현 감독님의 모든 작업들
3. (어쩔 수 없이 다시 이끌리는) W.G 제발트의 글들
4. 제주 4.3 증언총서
5. 구로사와 아키라
@밑잔 여러번의 지브이를 통해서 어떤 의미들을 설명드리기는 했지만 그 때마다 드는 생각은 제가 어떤 말을 덧붙이는 게 감상에 방해가 될 거 같다 였어요. 그냥 느껴지시는대로 내면에서 어떤 발상과 이야기가 뻗어나가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얽혀서 본인에게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건 정답과 오답을 떠난 문제이기도 하구요. 그 자체로 재미있는 과정이 될 거 같네요!
하은이가 누워있던 곳은 화성의 우음도라는 곳인데 안산에서 시화방조제를 따라 달리면 닿을 수 있는 곳이랍니다. 시화호라는 공간이 주는 죽음과 재생의 느낌. 그리고 인간의 오만함과 함께 인류세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는 공간이구요. 우음도라는 공간 자체는 이미 종말을 맞이한 공룡뼈와 공룡알 화석이 자주 발견되는 곳이랍니다. 그곳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자신만의 어떤 것을 발견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소들에 대해 말하자면 일단, 촬영지는 아니더라도- 진도의 팽목이나 목포신항을 한 번 쯤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무엇인가를 직접 체감해야지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 여정에서- 진도까지 닿는 먼길에서 유가족 분들이 느꼈을 어떤 막막함들을 잠깐이나마 떠올려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수해 리얼리티를 포함한 이 모든 것이요.
@voiaeaw 최근엔 저희 마당에 있는 노각나무에 마음이 많이 쓰이고있어요. 제가 없는 사이에 지인분께서 마당 정리하는 일을 도와주셨는데, 그 과정에서 선의로 노각나무 가지를 정리해주셨어요. 저희 어머니도 저도 가지가 그렇게 잘릴 줄은 몰랐고 휑하게 가지가 잘린 모습이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러니까 그분의 선의를 떠나서 발생하는 어떤 사고였던 것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판단을 떠나서 그 잘린 가지가 주는 어떤 비참함이라는 것인데요-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그 지인분은 제가 안산에 살 적부터 봐왔던 분이었어요. 어릴 때 제가 기르던 강아지를 실수로 밟아죽인 적이 있어요. 지금도 그 아이를 안고 멀어지는 엄마의 모습이 선명한데요. 어린 저는 그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당시에는 이해할 수도 없었지요. 엄마는 저를 보호하려고 했던 것인지 그 아이가 다른집에 입양을 갔다고 말씀하셨어요. 근데 예의 그 지인분이 얼마 뒤 저희 집에 찾아와 아주 비밀스럽게 저한테 그 아이가 사실은 죽은 거다라고 말씀하셨죠. 그 때 느껴졌던 그분의 인상은 선악의 느낌을 떠난 낮은 곳에서부터 끌어올린, 우리가 애써 외면한 진실을 말하는 어떤 존재처럼 느껴졌는데요- 저는 그 순간에도 그분이 하시는 이야기를 이미 다 알고 있다라고 느끼고 있었어요.
끔찍했던 고등학교 생활을 마무리하고 기숙사를 퇴소하는 그 날에 엄마가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사실은 어렸을때 너한테 거짓말을 했다고 고백하셨는데요- 저는 아마 그 때 다 알고있었다고, 엄마가 말해주기 전부터, 그 분이 나한테 비밀스럽게 이야기를 전하기 전부터 다 알고 있었다고 말했어요. -
그래서 노각나무에 대한 감정이 남다르게 느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나무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먼 과거까지 뻗어나가서 저한테는 중요한 이야기처럼 느껴지거든요. 거기에 더해 그 가지를 자른- 그분에 대한 인상이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단순한 원망이 아니라 항상 어떤 삶의 진실을 알려주는(상기시켜주는) 화자, 혹은 예언자, 또는 이야기 그 자체로 느껴져요. 그것은 어떤 판단이나 선악을 떠난 무엇이구요.
@날렵한펭귄 마당에 썩은 은행나무를 타고 올라간 능소화가 있었는데 지난 장마 때 제비나비가 능소화에 빠져 죽어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서서히 죽어가는 것 그 자체로도 기이한 기분이 들었지만 꿀에 취해 꽃 깊숙이 몸을 밀어넣다가 어찌할 수도 없이 갇혀버린 상황이 너무나 이상했습니다. 자연만물이 이처럼 무엇인가에 기본적으로 취한채로 살아가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여러가지 발상들이 떠올랐습니다. 거기에 어떤 관점을 더해 실체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는 어떤 존재(= 이 상황을 지켜보는 나)를 상정하고 이 나비를 꽃에서 꺼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정말 고민을 많이 했고- 누군가에게 느껴지는 선의가 어떤 존재에겐 다르게 읽힐 수 있다는 생각까지 뻗어나갔습니다. 거기에서부터 어떤 선의나 악의나 단지 관점의 문제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흔히 생각하는 선한것과 악한것의 경계가 희미해졌습니다. 아무튼 이런 쓰잘데기 없는 사고를 거친 후에 그 나비를 가만히 내버려두기로 마음 먹었고 며칠에 걸쳐 그 나비를 관찰했습니다. 나비는 자연스럽게 말라 죽어갔습니다. 그리고 며칠지나지 않아 큰장마가 왔고- 수년에 걸쳐 은행나무를 타고올라갔던 능소화가 쓰러졌습니다. 큰비에 썩어들어간 은행나무가 쓰러졌던 것이지요. 그 순간 흔히들 이야기하는 신적인 관점, 혹인 이 모든 과정을 바라보는 어떤 존재에 대해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이 모든 것이 부처님 손바닥 안에 있다는 생각이지요.
안녕하세요 감독님, 저는 영화감독을 꿈꾸는 학생이고 지금 영화과 입시 시즌의 막바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내일이 마지막 실기인 한예종 1차네요.
제 맘대로 감독님 기 좀 받아가겠습니다.
글쓰는게 좋고 영화가 좋아서 이 길을 택했는데, 입시를 위한 글쓰기를 하다보니 오히려 정이 떨어지고 한동안 영화가 미웠습니다. 연이은 불합격 통보에 그만 둬야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다 심야에 혼자 <너와 나>를 보게 되었고 눈물 1리터를 흘리며 집에 걸어가면서 "아 맞다. 나 영화 좋아하지. 나도 이런 영화 만들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어가던 제 꿈에 AED같은 존재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튼 그러니까,, 제가 하고픈 말은, 감독님 사랑합니다. 사랑해요 진짜로.
감독님이 제 롤모델이고 제 비욘세 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영화가 언젠가 감독님께 닿는 그날까지...! 계속 어딘가에서 당신을 사랑하고 있겠습니다.
PS. 어젯밤 감독님께 하고픈 말들을 고르고 또 고르다가 방불도 켜 둔 채로 잠들고 말았네요 ㅎㅎ.... 기한 놓친게 허무해서 다 지울까 하다가, 그냥 이 설레는 제 마음을 어디든 표현 해놓아야겠다 싶어 등록 버튼을 누르려고요. 뭐 운 좋게 이 두서 없는 텍스트가 한 번이라도 감독님 눈가에 스쳐간다면 더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choco1304 너와나를 쓰기 시작한 2016년에 파트리시오 구스만 감독의 '빛을 향한 노스텔지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칠레의 아카타마 사막에 얽힌 천문학자, 고고학자, 그리고 칠레 독재정권에 살해당한 사람들의 뼛조각을 찾는 유가족(할머니들)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터뷰 중에 어떤 할머니가 오빠의 뼈를 온전히(부분이 아니라) 다 찾는다면 편하게 죽을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하는데요, 그 당시 저는 죽음을 엄청나게 공포스럽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죽는다'라는 말이 충격적으로 다가가왔습니다. 그 할머니가 말하는 순간이, 의미도 의미지만 음성이 자체가 가지는 아름다움 때문에 저를 한동안 사로잡았는데요-
아무튼 그 영화를 본 날 밤에 꿈을 꿨습니다.
우주에서 유일하고 생깔도 형태도 완벽한 복숭아가 보였는데 이상한 점이 있었어요.
분명히 꿈에서 그 복숭아를 생생하게 느끼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눈 앞에 있는 것이 아니었어요. 꿈을 꾸는 그 순간 내 눈 앞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랄지 미래랄지 아니면 여기아닌 다른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하는 어떤 것이었지요.
너와나를 준비하면서 많은 꿈을 꾸었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이구요. 이런 꿈들이 영화의 몇몇 장면에 많이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 답변을 하다보니 아직 돌아오지 못한 뼈들이 생각이 나는데요. 특히나 저랑 이름이 같은 남현철군 생각이 많이 나네요. 남현철군의 아버지가 목포신항에 인양된 세월호를 보면서 마치 말을 걸듯이 세월호와 대화를 했다는 글이 떠오릅니다.
그 다음으로 본 파트리시오 구스만 감독님의 작품이 현재 너와나가 상영중인 씨네큐브에서 봤던 자개단추였습니다. 바다에 비밀리에 버려진 유해들에 대한 이야기였던 거 같네요.
아무튼 그런 꿈을 꾸었고 아직도 진도와 제주사이의 바다에는 아이들 영혼의 일부분이 떠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voiaeaw 최근엔 저희 마당에 있는 노각나무에 마음이 많이 쓰이고있어요. 제가 없는 사이에 지인분께서 마당 정리하는 일을 도와주셨는데, 그 과정에서 선의로 노각나무 가지를 정리해주셨어요. 저희 어머니도 저도 가지가 그렇게 잘릴 줄은 몰랐고 휑하게 가지가 잘린 모습이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러니까 그분의 선의를 떠나서 발생하는 어떤 사고였던 것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판단을 떠나서 그 잘린 가지가 주는 어떤 비참함이라는 것인데요-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그 지인분은 제가 안산에 살 적부터 봐왔던 분이었어요. 어릴 때 제가 기르던 강아지를 실수로 밟아죽인 적이 있어요. 지금도 그 아이를 안고 멀어지는 엄마의 모습이 선명한데요. 어린 저는 그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당시에는 이해할 수도 없었지요. 엄마는 저를 보호하려고 했던 것인지 그 아이가 다른집에 입양을 갔다고 말씀하셨어요. 근데 예의 그 지인분이 얼마 뒤 저희 집에 찾아와 아주 비밀스럽게 저한테 그 아이가 사실은 죽은 거다라고 말씀하셨죠. 그 때 느껴졌던 그분의 인상은 선악의 느낌을 떠난 낮은 곳에서부터 끌어올린, 우리가 애써 외면한 진실을 말하는 어떤 존재처럼 느껴졌는데요- 저는 그 순간에도 그분이 하시는 이야기를 이미 다 알고 있다라고 느끼고 있었어요.
끔찍했던 고등학교 생활을 마무리하고 기숙사를 퇴소하는 그 날에 엄마가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사실은 어렸을때 너한테 거짓말을 했다고 고백하셨는데요- 저는 아마 그 때 다 알고있었다고, 엄마가 말해주기 전부터, 그 분이 나한테 비밀스럽게 이야기를 전하기 전부터 다 알고 있었다고 말했어요. -
그래서 노각나무에 대한 감정이 남다르게 느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나무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먼 과거까지 뻗어나가서 저한테는 중요한 이야기처럼 느껴지거든요. 거기에 더해 그 가지를 자른- 그분에 대한 인상이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단순한 원망이 아니라 항상 어떤 삶의 진실을 알려주는(상기시켜주는) 화자, 혹은 예언자, 또는 이야기 그 자체로 느껴져요. 그것은 어떤 판단이나 선악을 떠난 무엇이구요.
@j 알고계신 것처럼 중학교 때 감독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도 불안하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오히려 그런 불안이 더 커지는 거 같구요. 용기라고 하기엔 그렇고 여러가지 환경들이 계속 이 일을 하게 만들었어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제가 안전할 수 있었던 여러가지, 계급적 성별적인 안전장치가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살면서 최대한 염치를 챙기고 싶어하는 거 같구요.
산업적인 상황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그때보다 지금이 더 창작자에겐 좋지 않은 상황인 거 같구요. 그럼에도 무언가 영화를 하고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혹은 앞으로 하게될 이야기를 믿는 수 밖에 없을 거 같아요.
@이응상 제가 누구보다 특별하게 사회에 관심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닌 거 같구요. 특히나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활동가 분들을 보시면 부끄러운 점이 많아요.. 저는 그저 영화를 만드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했었던 거 같아요.
누구나 이런 이야기를 하나씩 품고 살잖아요?
이 말을 하지 않으면 못살겠다! 혹은 사소하지만, 내가 저 사람한테 사랑을 고백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거 같다!
저 또한 너와나 라는 영화가 그런 이야기 중 하나였던 거 같구요.
그래서 사람들의 평가나 지적같은 것에 딱히 관심을 갖거나 반응을 하지 않은 것 같아요!
@bresson77 2번에 대해서만 답변드릴게요!
그냥 최근에 제가 신경쓰고 있는 목록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1. 빅토르 에리세 <벌집의 정령>
2. 고 이강현 감독님의 모든 작업들
3. (어쩔 수 없이 다시 이끌리는) W.G 제발트의 글들
4. 제주 4.3 증언총서
5. 구로사와 아키라
@nene1617 항상 따뜻한 시선 보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관계에 있어서도 선선하게 거리감이 있는 것이 좋고 정말 좋아하는 친구들과도 아주 가끔 연락하곤 하는데 팬분들도 비슷한 느낌이라서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최근에 지브이를 하면서 보내주시는 애정에 최대한 답을 못하는 거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했구요. 일정 때문에 빠르게 퇴장하고는 했는데 혹시 서운하시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답니다.
제가 그렇게 다정한 사람이 아니라서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하긴 하는데 여러곳에서 에너지를 쓰다보면 금방 고갈되어버리는 것 같기는 해요! 조금 시간을 두고 충전을 한 다음에 할 수 있는 일들을 꾸준히 하면 되지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hoftru 관객분들이 웃을 때 기분이 제일 좋습니다. 단순히 슬프고 서정적인 영화처럼 느껴지기보다는 익숙하고 통속적인 장면이더라도 그 안에서 다양한 감정이 다양한 관점으로 읽히길 바라면서 연출을 했습니다. 느껴지시는대로 즐기시면 감사할 거 같아요!
@j 2016년 경 만나게 된 친구이구요! 자신이 알려지는 것을 엄청나게 꺼리는 친구라 많은 것을 설명 드릴 수는 없을 거 같아요! 공동작업은 편지를 주고 받듯이 작업을 했다! 정도로만 알려드릴게요!
@일해라 조현철 이런 것들을 평소에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그냥 쉽게 불타올랐다가 빠르게 식어버리는 거 같아요. 뭔가 상처를 받는 것이나 지치는 것에 있어서도 그렇구요. 뭔가 고갈 되었다고 느낄 때는- 요새는 풀을 뽑거나 산책을 하거나 책을 봐요!
@iamretroma 일단은 영화가 시적인 보편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구요.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지칭하거나 사건을 스펙타클로 소비하는 것에 있어서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보편적인 정서로 주제를 다루려고 했는데요, 작업을 하는 6년이란 시간 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무엇인가 사라지고 있다는 게 체감이 되었고 때문에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표현의 수위를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밑잔 여러번의 지브이를 통해서 어떤 의미들을 설명드리기는 했지만 그 때마다 드는 생각은 제가 어떤 말을 덧붙이는 게 감상에 방해가 될 거 같다 였어요. 그냥 느껴지시는대로 내면에서 어떤 발상과 이야기가 뻗어나가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얽혀서 본인에게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건 정답과 오답을 떠난 문제이기도 하구요. 그 자체로 재미있는 과정이 될 거 같네요!
하은이가 누워있던 곳은 화성의 우음도라는 곳인데 안산에서 시화방조제를 따라 달리면 닿을 수 있는 곳이랍니다. 시화호라는 공간이 주는 죽음과 재생의 느낌. 그리고 인간의 오만함과 함께 인류세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는 공간이구요. 우음도라는 공간 자체는 이미 종말을 맞이한 공룡뼈와 공룡알 화석이 자주 발견되는 곳이랍니다. 그곳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자신만의 어떤 것을 발견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소들에 대해 말하자면 일단, 촬영지는 아니더라도- 진도의 팽목이나 목포신항을 한 번 쯤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무엇인가를 직접 체감해야지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 여정에서- 진도까지 닿는 먼길에서 유가족 분들이 느꼈을 어떤 막막함들을 잠깐이나마 떠올려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