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의 詩食會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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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
   
​황인찬
   
사람이 많아서 춥지 않은 밤이었어요
다들 종이 치기를 기다렸어요
   
​폭죽을 하늘 위로 쏘아올린 사람
   
​서로 사랑하는 사람 
그냥 좀 외로운 사람
   
​휴거가 올 것이라 믿으며 모두에게 외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모두 모여 타종을 기다리는 것이
겨울의 풍물시
   
​이제는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진짜로 내년이 안 오면 어쩌지"
   
​그때 입김을 뱉으며 그애가 말했고
어쩌저쩌 내년이 오긴 했습니다만
   
​"종을 치는 사람은 이제 없어요"
"그럼 모든 것이 다 종쳤나요"
   
​다 망해버려서 망한 농담마저 웃기게 되어버린 날들이군요
사람이 사라진 지금도 타종의 풍습은 남아
   
​인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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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겨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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