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장기수가 주제로 등장하는 문학 작품

말랑파워
말랑파워 · 나는야 용소야 나만의 길을 가련다
2024/02/04
비전향 장기수들을 주제로 등장하는 문학작품들(YNA)

비전향장기수가 주제로 등장하는 문학 작품

수십 명의 비전향장기수들이 필진으로 참여하여 집필한 수기들은 개별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시작되지만 결론에 이르러 ‘개인’들은 ‘우리 비전향장기수’라는 범주 내부로 편입된다. 이때 편입된다는 것은, ‘김동기라는 고유명사’(개체성)가 ‘비전향장기수라는 신념과 선망의 대명사’(집단성)로 치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나’의 기억이 ‘우리’의 기억과 동질화됨에 따라 ‘나’가 기입되어 있는 자리에 ‘우리’를 덧씌우는 일이 용이해지고, 이 동질화의 과정 속에서 불분명하고 복잡한 개인의 기억들은 누락된다. 

또한 각 사건과 시대는 각양각색의 기억들 내지는 하나로 통합될 수 없는 기억의 편린들이 공존하고 있는 다양한 세부들의 총화(總和)임에도 불구하고, 이는 단순하고 명백하게 표상되고 규정된다. ‘비전향장기수 일동’이라는 표현 속에는 ‘기억의 일자적(一者的) 통합’과 더불어 ‘공식적 기억의 형성과 승인’이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었다. 환언하면 기억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의 양상들이 드러날 자리는 삭제된 것이다.

기사, 수기와 같은 글쓰기를 통해 시도된 기억의 서사화 작업은 비전향장기수 주제 소설에 이르러 완결된다. 비전향장기수를 형상화한 장편소설을 창작하라는 지시가 작가들에게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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