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 세기말 휴거 소동 - 다미선교회 종말론 사건(1992)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3/06
1992년 10월 28일 밤, 종말과 휴거는커녕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후 다미선교회는 떠나버린 신도들과 항의하는 시민들에 의해 폐허가 됐다. 출처-MBC PD수첩
지난 주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공개되면서 사이비 종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나도 주말 동안 넷플릭스 영상 여덟 편을 쉼없이 몰아쳐 보았다. 사이비 종교에 몰두했다 빠져나온 생존 증인들의 생생한 회고와 그간 공중파 방송을 비롯한 언론에서 수위가 높아 내보일 수 없었던 잔악하고 무도한 증거 영상들을 날 것으로 모두 공개해 몰입도가 아주 높았다. 넷플릭스가 한국의 사이비 종교를 다루는 관점은 희생자들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적극적으로 부각하고, 교주 개인의 물질적 탐욕과 비뚤어진 성적 욕구를 고스란히 드러내 악마화하는 방식이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 신이 배반한 사람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가 다룬 JMS(정명석), 오대양(박순자), 아가동산(김기순), 만민중앙교회(이재록) 외에도 한국에는 큰 문제가 되었던 사이비 종교 사건이 더 있었다. 비교적 최근 한국사회에 가장 큰 해악을 끼친 사이비 종교 단체만 해도 '구원파'와 '신천지'가 떠오른다. 한국 사이비 종교 연구자들에 따르면 이들 모두는 실상 한뿌리에서 출발해 분리된 교파들이며,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여러 사이비 종교의 기원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100년 전 등장했던 '백백교'에까지 이르게 된다. '백백교'는 일제시대 민간 사회에서 영생과 구원을 빙자해 혹세무민하고, 살인도 서슴지 않아 많은 희생자를 낸 대표적인 사이비 종교 단체이다.
 
한국 사이비 종교들은 모두 '종말론'과 '구원론'을 교묘하게 뒤섞은 교리를 사용한다. 기성의 종교 지식을 갖춘 사람들을 현혹하기 위해...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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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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