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고 싶어도

나철여
나철여 · 할미라 부르고 철여라 읽는다^^
2023/08/23
여우 꼬리에 묻은 꽃가루
여우가 숨은 곳은 꽃밭이었다.
요망한 여우...

내 입가에 묻은 설탕 가루로
한동안 숨긴 속내를 들켜버렸다.
어리석은 나...

어디어디 숨었니?
숨으러 갔다가 물만 먹고 왔지요...

누군가 말했다.
'처음을 빼면 결국은 다 똑같아지는 것들 속에서 무엇이 새로울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도 역시, 출발은 ‘나’ 자신으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다고...

늦은 밤 컵라면 익어가는 시간에 시 한수.

토방에 한 발 올라설 때마다
마음은 한 발 내려섰다

대숲에 이는 바람 소리와
배고픈 고양이의 그림자가 지나갔다

먼지가 시간보다 빨리 닿는
그곳을 자꾸만 닦으라고 하시던 어머니
닦아도 세월을 비껴갈 수 없었다

걸레질을 하노라면 잠잠해진
물웅덩이처럼 나무의 안이 잘 보였다

무수히 실금을 긋고 지나간 상처들
그것들의 균열이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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