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급여' 논란, 헤프닝이 아니라 체제논쟁이다

조성주
조성주 인증된 계정 · 변화의 가능성
2023/07/17
'시럽급여' 논란은 헤프닝이 아니라 체제논쟁이다
   
여진이 꽤 오래갈 것 같다. 정부가 실업급여를 ‘시럽급여’라고 멸칭하며 실업급여 수급자들을 “사넬 선글라스”와 “해외여행”이라는 단어를 동원해 교묘한 프레임으로 갈라치기 하려다가 역풍을 맞았다. 국민의힘이 즉각 논란의 진화에 나섰음에도 여진이 오래 가는 이유는 해당 사건이 현재 한국의 보수정당과 정부가 가지고 있는 멘탈리티의 근간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철저한 ‘시혜’의 시선이다. 마치 가난한 실업자들에게 지원을 해줄 수는 있지만 그에 걸맞는 비굴함을 보여야만 한다는 이야기다. 나아가 감히 해외여행이나 명품을 선망하는 소위 ‘선을 넘지 말 것’을 준엄하게 경고하는 귀족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나름은 여성청년들을 겨냥했지만 이제 그런 방식의 갈라치기는 그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이번 '시럽급여' 논란은 꽤 오래 지속되는 하나의 해프닝만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지점을 가지고 있다. 고용보험제도가 운영되고 실업급여가 지급되는 이유는 우리가 ...
조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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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동, 사회에 대한 글들을 주로 씁니다. 서울시 마포 합정동에 있는 사단법인이자 정치전문서점인 '정치발전소'의 상임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정치발전소 홈페이지 https://www.powerplant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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